"권모술수 금호건설 각성하라·이게 사람이 들어가서 살집이냐"…수원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분양자들, 준공승인 반대하며 시공사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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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술수 금호건설 각성하라·이게 사람이 들어가서 살집이냐"…수원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분양자들, 준공승인 반대하며 시공사 성토
  • 김상록
  • 승인 2024.02.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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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수원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비대위' 회원들이 준공허가 반대를 외치고 있다.

금호건설에서 시공한 '수원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분양자들이 다수의 하자 건으로 인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수원시에 해당 건물의 준공 승인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권모술수 금호건설 사과·각성하라", "이게 사람이 들어가서 살 집이라고 생각하나", "입주민이 호구냐. 완벽 시공 요구한다" 등의 격한 목소리로 시공사를 성토했다.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시청 앞에서는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비대위'(이하 비대위) 회원들이 '수원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준공 허가를 반대하는 취지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같은 성격의 집회를 수차례 이어오고 있다.

설날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임에도 집회 현장에는 30~40여명의 분양자들이 참석했다. 분양자들 사이에서는 "(금호건설은) 완전 날강도다"라는 말이 들렸다. 이들의 얼굴은 근심 어린 표정으로 가득했으며 상당히 지쳐보였다.

비대위 일동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시정명령 요구 ◀사용승인 준공불허 ◀입주민들이 원하는 점검업체를 선정해서 사전점검 재실시 ◀옥상조경 철거 ◀금호건설의 공식 사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현장 방문 등을 요구했다.

성명문을 낭독한 비대위 관계자 A씨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수원시을) 등이 금호리첸시아 현장을 방문해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엉뚱한 소리만 하는 시공사의 작태에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비대위' 회원들이 금호건설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비대위 회원 박모씨는 한국면세뉴스에 "'금호 리첸시아'는 너무 문제가 많은 브랜드다. 수원 뿐만 아니라 사방 곳곳에서 리첸시아 브랜드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나"라며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죽어나가야 눈 하나 깜빡할런지...이건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얼마 전 소방대가 현장 답사를 와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런 현장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근 수술을 마치고 이 자리에 나온 그는 "죽기 살기로 끝까지 가려고 한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또 다른 비대위 회원 정모씨는 "(아직) 사람이 들어가서 산 건물이 아닌데 균열이 곳곳마다 있다.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위험성을 제기해도 시공사는 '괜찮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팅 당시 시공사 관계자들이) 면전에 대고 비웃더라. '니네가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식이었다"고 떠올렸다. 박씨는 "분양자들은 비전문가이지 않나. 전문가인 시공사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우리를 우롱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들은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수원시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씨는 "수원시도 같은 테두리 안에서 돌아가는 느낌이다. 섭섭하다. 수원시가 너무 시공사 위주로 한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수원시가 승인을 내주면 분양자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는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비대위'
삭발을 하고 있는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비대위' 주재현씨
'수원금호리첸시아 1단지 입주자예정협의회'가 수원시청에 내걸은 현수막

수원시청 공보기획팀 주무관은 이날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준 시장의 금호리첸시아 현장 방문 여부는) 찬찬히 살펴볼 계획"이라며 "가겠다. 아니다로 즉답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준 시장도 이 분들이 어느 부분을 불편해하는지 전반적으로 보고 고민하면서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회원 주재현 씨는 이날 삭발식을 진행했다. 그는 비대위 회원들을 향해 큰절을 한 뒤 삭발에 나섰다. 비대위는 "삭발식에 우리의 의지를 모았다"며 "삭발이 헛되지 않도록 수원시에서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삭발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있었고, 비통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주씨는 삭발을 마치고 양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비대위는 "이기자! 이기자!"라는 구호를 반복하며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달 31일 입주 예정이었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 2지구에 위치한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는 아직 수원시의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비대위에 따르면 분양자 150~160여명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 중이다.

주요 내용은 ◀리첸시아 2단지가 더 낮은 가격에 분양되어 1단지를 분양 받은 이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고도의 위험이 있다는 점 ◀약정된 커뮤니티 시설과 주변 인프라가 제대로 들어서지 않아 생활에 불편함이 초래될것이라는 점 ◀미분양 물량이 상당할 만큼 인기 있는 입지가 아니어서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오피스텔 미분양 시에도 전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이 오피스텔이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시설 면에서 아파트보다 질이 떨어진 다는 점 ◀일조량과 조망권이 침해되고 사생활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만큼 동 간 간격이 협소하다는 점 등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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