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FCP "KT&G 사장 선정 절차, 말장난 밀실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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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FCP "KT&G 사장 선정 절차, 말장난 밀실투표"
  • 김상록
  • 승인 2024.01.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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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의 사장 후보 선정 절차에 대해 "말장난 밀실투표"라고 주장했다. KT&G는 지난달 28일 차기 사장 후보 공개 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10월 KT&G 사장에 취임한 백복인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FCP는 3일 KT&G 사장 선정에 대한 입장을 통해 "KT&G 사장 선정 과정은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3단계'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세 기구는 모두 백복인 현 사장 임기 내 임명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실상 동일한 집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1일 공시된 지배구조위원회 명단을 살펴보면 백종수, 김명철, 임민규, 손관수, 이지희 등 5명의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FCP는 사외이사 전원 6인으로 구성될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배구조위원회와 같은 인적구성인 셈이라고 했다. 이사회 또한 8명 중 6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어 사외이사가 찬성하면 의결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FCP의 주장이다.

이상현 FPC 대표는 이를 두고 "3단계 모두 동일한 사람들을 괜히 복잡한 한자를 쓰며 포장하고 있다. 간단히 '3중바닥 철밥통 카르텔'이라 하면 될 일"이라며 "실적부진, 주가폭락을 무릅쓰고 백복인 사장을 연봉킹으로 만든 장본인들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언어유희로 주주와 사회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특히 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KT&G 차기 사장 선임 절차 진행 과정 

KT&G는 사장 후보 선정 프로세스의 첫번째 단계인 지배구조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숏리스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FCP는 "단일 후보를 추리는 2차 심사 과정은 외부인 의견 없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단독 결정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총 6인의 사외이사들 중 5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에 전문성·객관성이 부족해 외부인사 자문이 필요하다면, 똑같은 인원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는 무슨 명분으로 외부감독없이 단독 결정하는 가"라며 "이사회가 ‘연임 또는 세습’이라는 답정선거를 무리해서 추진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연금을 겨냥해 "소유분산기업에 대해 과연 원칙을 갖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연금이) KT, KT&G, 포스코 민영화 삼형제 중 가장 나쁜 KT&G에는 침묵하며 포스코만 비판하다 보니 최대주주가 회사로부터 공개적으로 반박당하는 신세가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포스코가 '황제연임'이라면, 자사주를 재단에 셀프기부 해 실질적 최대주주에 오른 사장은 뭐라 부를 것인가"라며 "수천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에 원칙도, 행동도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3연임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금번 KT&G 사장 선임은 모든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하에, 사장 선임 전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의장은 "KT&G의 사장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 및 정관 등에 따라서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3단계 프로세스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총의를 반영해 사장 선임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번 사장후보 선정은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사장 후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으며 더욱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해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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