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죽선 아니고 '접선!', 그리고 모란 그리기…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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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죽선 아니고 '접선!', 그리고 모란 그리기…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 박홍규
  • 승인 2023.12.1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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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우중 산보 1219] 

한옥마을은 전주에 유명하다. 남산이나 북촌, 은평과는 또 다른 잔치집 분위기다. 주말에는 모란꽃처럼 놀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전주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주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그곳에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있다. 그리고 체험관이 있다. 오죽 마스크 줄, 접선, 원현단선, 소원배, 자개브로치, 원석 뒤꽂이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날은 내내 비가 내렸다. 먼저 자리를 잡은 일행들은 물감과 물붓을 들고 있었다. 대부분 모란이 그려진 접선을 펴고 있었다. 예쁜 체험관 선생님은 '합죽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접선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리고 색칠 그리기가 시작됐다. '색칠이라니, 중3 이후 첨이니… 40여년 만인가?' 

전주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대부분 중년인, 일행들은 매우 진지했다. 비장한 침묵 속에 물붓의 사각거림 그리고 간간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손바닥보다 좀 더 큰, 모란 밑그림은 넓디 넓어 보였다. 웃자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경쟁이 심해졌다. 그리고 거금이 걸린 1등 뽑기!!!!!  순간 예쁜 체험관 선생님은 내 모란 접선을 뽑았다. '1등이라니, 평생 처음 아닌가?' 

전주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1등과 더불어 상금을 빼았겼다는 일행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서둘러 체험관 건너 원조 10원빵집으로 향했다. 그러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10원빵은 10원이 아니었다'. 다행히 모짜렐라가 듬뿍 들어가, 국수처럼 늘어지는 달콤한 빵을 맛보기 바빴다. 뜨거운 빵과 치즈의 조합은 3000원 가치가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 공예체험 10원빵 겨울비

한옥마을 전망대 카페에서는 전망을 즐길 수 없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해 실내에 머물렀다. 그래도 고층에서 바라본 우중 한옥마을 전경은 예뻤다. 그리고 훤칠한 키를 가진 향나무(?)의 운치가 전주의 기개와 품격을 대변했다. '부채 그리기 1등'이라는 남모르는, 자부심과 비슷했다. 이제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내일은 주말… 누군가는 좀 더 남겠다며 일행과 이별을 했다. 그가 부러웠다. 그는 전주와 사랑에 빠진 듯 했다. (짧지만 굵었던, 겨울 전주 여행기는 좀 더 계속 됩니다. 편집자 註)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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