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자조금 “대부분의 아이스크림은 수입산 혼합 탈지분유 사용, 국산 원유가 변동과는 관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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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자조금 “대부분의 아이스크림은 수입산 혼합 탈지분유 사용, 국산 원유가 변동과는 관계없어”
  • 박성재
  • 승인 2023.11.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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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꾸준히 제품 값을 올리는 식품업계의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기업 탐욕에 따른 물가 상승)’이 먹거리 물가를 올려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에서도 물가 관리를 위해 체감도가 높은 빵과 우유 등 28개 민감 품목의 가격을 매일 상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원유가격이 인상됐다는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빙과업계가 도마에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2% 상승했다. 빙과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롯데웰푸드부터 2위인 빙그레까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원유가격 상승을 근거로 반영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이 타당한 것인지 분석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원유 가격은 22년 1월 947원이었고 10월에 999원으로 5.5% 인상됐다. 그러나 23년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됐으며, 23년 10월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하지만 빙과업체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던 올 2월의 아이스크림 가격을 분석해본 결과, 전년 동월 대비 롯데웰푸드의 월드콘XQ(160ml)는 10.5% 상승했고, 빙그레의 투게더 바닐라맛(900ml)는 14.7%, 메로나는 2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2월 대비 올해 2월 원유가격은 5.2%만 상승한 상황이었으므로, 원유가격 상승에 비하여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아이스크림 중 국내산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은 투게더 바닐라맛 하나뿐이었다. 월드콘XQ는 외국산 혼합분유를, 메로나는 수입산 혼합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산 원유가 변동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수입산 탈지·전지분유의 가격을 분석해보면 23년 9월 기준 가격이 22년 평균 가격보다 미국산 분유는 25.3%, EU산은 2.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차례나 가격 인상을 실시한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내세우는 원유가 인상에 의한 가격 인상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으며 원유가 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다. 

물론 원유가 외의 다른 원부자재가, 인건비 등의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 공통적으로 주장한 국내 원유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이므로, 원유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소비자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원재료 함량, 가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는 정보 격차를 악용해 아이스크림의 주 원재료라고 생각되는 원유가격이 상승하였을 때 이를 빌미로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의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위원회 차원에서도 가공식품의 가격 동향 등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박성재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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