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고발…군사기밀 누설 지시 임원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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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고발…군사기밀 누설 지시 임원 수사 촉구
  • 김상록
  • 승인 2024.03.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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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하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과 관련해 한화오션은 4일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하고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2년~2015년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수차례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하고, 이를 비밀서버에 업로드하고 광범위하게 공유하면서 입찰 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22년 11월 확정되어 공개된 형사판결문 기재만으로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현대중공업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는,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대담한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 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매뉴얼까지 작성하는 일련의 조직적인 범행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은 판결문 등이 아니더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손쉽게 추론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방위산업의 건전한 발전 및 경쟁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현대중공업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위사업청은 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제재를 면제하여 주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국에서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처분을 내려 주실 것으로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대처해왔다. 그러나 최근 방위사업청의 처분을 지켜보면서 중대하고 명백한 범죄행위마저 현대 중공업의 ‘꼬리 자르기’ 식 은폐 시도에 의해 모두 가려질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최종적으로 법원판결에 의해 방산업체가 특정 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불법취득하고 이를 불법적으로 보관 및 운용했음이 밝혀졌는데, 수사 당시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해당 사업을 맡기고,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나니 처벌받은 대상자에 임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전히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정부 스스로 방산업체들에게 ‘직원들을 시켜 군사기밀을 훔쳐서라도 사업을 수주하고 꼬리자르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방위산업에서 최소한도의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토양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현대중공업의 대표나 임원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고발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업체 사이에 이해관계를 다투는 밥그릇 싸움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이나 심각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불법으로 취득한 KDDX 개념설계보고서는 DSME가 생산하여 국가에 납품, 제공한 것으로 DSME는 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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