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상' vs 한화오션 '표정관리'...희비 갈린 KDDX 수주전
상태바
HD현대중공업 '울상' vs 한화오션 '표정관리'...희비 갈린 KDDX 수주전
  • 박성재
  • 승인 2024.01.25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상반기 방산업계 최대 관심사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이 김빠진 모양새다. 입찰에 참여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희비가 이미 갈린 탓이며, 초기 수주전에서 보였던 양사의 신경전이 이번 수주전에서는 보이지 않고 있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6500톤급의 미니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방산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특수선 최대 규모인 7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은 2012년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은 2020년에 기본설계를 수주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기본설계를 수주한 기업이 이후 과정인 상세설계∙선도함 건조까지 맡는게 관례였다. 

하지만 오는 2월 열리는 방위사업청(방사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들이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군사기밀을 8회 이상 빼돌린 혐의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탓이다.

군사기밀 유출을 저지른 직원 9명 중 8명은 2022년 11월 집행유예 형이 확정됐고, 다른 1명은 지난해 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으로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 규정에 따라 정부 입찰에서 총 1.8점을 감점을 받고 있다. 

애초 유죄 판결 후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임찰참가자격 제한, 과징금 부과 등 '부정당 제재'를 검토했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판결문 제3자 열람금지'를 신청하며 방사청의 제재가 지연됐다. 그러다 방사청은 최근 판결문을 입수해 오는 2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가 진행될 예정인 것이다.

방사청의 제재가 결정되면 HD현대중공업은 사실상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수주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을 수주한 한화오션의 최종점수는 91.8855점였고, 상대인 HD현대중공업 점수는 91.7433점이었다. 차이는 0.1422점에 불과했다. 1.8점은 이 차이의 13배에 달할 정도로 큰 점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사기밀 사안은 이미 방사청의 보안감점 적용을 받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임직원 컴플라이언스 교육 강화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대 회사가 제재를 받게 되더라도 제재기간은 정해져 있다"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화오션은 국가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할 미래 해군의 핵심 전력인 KDDX의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위해 최초 개념설계를 수행한 경험을 기반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울산에서 HD현대중공업은 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한화오션에서 제작한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사고는 국가 안보적으로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며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 입찰에서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유출됐다고 알려진 문제의 도면은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 말 독일로부터 수입한 독일 잠수함 도면으로 옛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도면이 아니다"라며 "이는 방산기술이나 군사기밀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기술 도둑촬영 사건을 포함해 회사의 기밀을 유출한 직원이나 연루된 업체 등에 대해선 현재와 과거를 불문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재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