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갑질·은폐·소통無…잡음 끊이지 않는 골프존, 업계 1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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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갑질·은폐·소통無…잡음 끊이지 않는 골프존, 업계 1위 맞나
  • 김상록
  • 승인 2024.02.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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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 업체 '골프존'이 지난해부터 각종 논란으로 인해 어수선하다. 담합, 갑질, 은폐 의혹 등에 놓이며 업계 1위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외형 키우기에만 급급해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 가격 담합 제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해 9월 19일 대구 달성군 지역 4개 스크린골프 연습장 가맹사업자와 가맹본부인 골프존이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맹본부인 골프존이 가맹점들의 가격 경쟁을 의도적으로 막아 소비자들의 이익을 방해했다는 이유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1년 5월 신규 개업한 한 골프존 가맹점 사업자는 이용객으로부터 요금이 비싸다는 민원을 제기받으면서 가맹본부인 골프존에 인근 가맹점들의 쿠폰 발행 등 과열 경쟁에 대해 조처를 요청했다. 골프존은 지역 가맹점 사업자들이 10번 이용하면 한 번은 공짜인 쿠폰을 발행하거나 요금을 할인해온 것을 확인했다.

골프존 4개 가맹점은 2021년 8월10일 모임을 통해 쿠폰 발행과 요금 할인 금지를 합의했다. 이후 가맹점주들은 기존 쿠폰을 회수하고 신규 쿠폰 발행을 중지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 포함 5개 사업자들의 담합으로 인해 가격 경쟁이 사실상 차단됐다"며 "소비자들이 보다 낮은 가격으로 스크린골프를 이용할 기회를 제한했다"고 시정 이유를 설명했다.

골프존 관계자는 담합 관련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부과 받은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는지, 이의를 제기했는지 묻자 "현재로서는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서버 장애 늑장 대처·정보 유출 은폐 의혹

지난해 11월 23일에는 골프존 서비스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해당 장애는 무려 5일 만에 복구됐다. 골프존의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골프존은 "장애의 원인은 악의적인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서버 디스크 일부가 파손되어 발생한 것으로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서버 교체를 진행하면서 복구에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보호 투자 확대, 외부 보안 전문가를 통한 취약점 점검 및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여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버점검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골프존 가맹점주들은 영업에 차질을 빚었고, 이용자들은 예약에 번거로움을 겪었다. 점주, 고객들은 장기간 소요된 긴급 점검이 '갑의 횡포'와 다를 바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접속 장애 문제로 인해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랜섬웨어 공격에 따른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관리 중이던 파일들이 일부 유출된 것이다.

골프존은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향후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개인정보 관리 강화에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골프존 이용시 3000원을 할인해주는 모바일 쿠폰을 증정하겠다고 발표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은폐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골프존 관계자는 "유출 사실을 감추려고 했던 사실은 전혀 없다"며 "앱, 웹서비스 복구 이후 사고 원인과 피해 내역 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해커가 골프존에서 탈취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이터를 다크웹에 공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한 사실을 인지한 후에는 지체 없이 각종 보호조치 강화, 유관기관 신고 및 고객 대상 통지 등 필요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골프존의 2022년 매출액은 5666억원, 영업이익은 1499억원이다. 이 중 정보보호 투자액은 매출의 0.3%, 영업이익의 1.3% 수준이다.

■ 점주·고객간 소통 방식도 문제

골프존은 유료구독 서비스인 'G멤버십 프리미엄'에 포함한 '홀인원보험 보장 내용'을 2월 1일부로 축소하기로 확정하면서 유료구독 회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골프존은 G멤버십 프리미엄 회원들에게 스크린골프 코스난도 별 3개 이하 코스에서 홀인원한 경우 홀인원보험 보장을 제외한다는 안내문을 보냈다. G멤버십 프리미엄 혜택 중 홀인원 보험은 필드·스크린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면 각각 연 1회 100만원·20만원 한도의 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골프존은 이 과정에서 정책을 변경하게 된 이유 등을 설명하지 않았다. 회원들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홀인원을 기록하며 보험 환급비용이 높아지자 골프존과 보험사들이 협의해 보장 축소를 결정했다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골프존 관계자는 "G멤버십 프리미엄의 홀인원 보험 혜택에 대한 정책 변경은 보험사와의 협의를 통해 변경된 사항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내부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점주들에게도 서비스 중단 관련 일방 통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골프존의 스크린골프게임장 가맹본부인 골프존파크는 '투비전 라이트'로 매장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 대상으로 일부 서비스 종료를 통보했다. 가맹점주 일부가 일방적인 통보라며 반발한 것이다.

투비전 라이트는 기존 하드웨어(비전 시스템)를 유지하려는 점주를 위해 골프존이 설치비만 받고(비가맹점 경우 가맹계약 조건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준 골프존스크린골프시스템(GS,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이다.

가맹점주들은 상위 GS인 '투비전 PLUS' 또는 '투비전NX'로 업그레이드하려면 하드웨어를 새롭게 구매해야 해 비용부담이 증가한다고 했다. 서비스 일방 종료 형태가 굳어지면 향후 하드웨어 노후화를 이유로 기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식이 관행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골프존은 업그레이드 비용의 본사 지원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돈을 내고 업그레이드 하거나 돈 내기 싫으면 가맹 포기하고 장사 접으라는 얘기", "비전 기기로 투비전 라이트 돌려서 장사 잘하고 있고 유지보수비도 똑같이 내고 있는데 이런 식이 맞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골프존은 "이번 공지는 일반적인 통보가 아닌 사전 안내 후 공지를 드린 내용이며, 라이트 보유매장에는 1년 이상의 유예 기간 이후 일부 서비스 중단이 이루어질 계획"이라며 "출시 10년 이상이 지난 골프존 비전시스템 기반의 노후화된 하드웨어 사양으로 인해 새로운 기능과 콘텐츠 추가 등 게임 고도화에 많은 애로 사항들이 있고, 내부적으로도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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