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면세 삼국지...면세점 ‘5년 시한법’으로 옥죄는 韓 vs 지원 확대하는 中·日
상태바
한·중·일 면세 삼국지...면세점 ‘5년 시한법’으로 옥죄는 韓 vs 지원 확대하는 中·日
  • 김선호
  • 승인 2016.02.22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자국 내 소비 증진 위해 적극 나서’, 日 ‘경기 활성화 위해 면세점 확충’
한국 면세시장은 ‘5년 시한부 면세점법’ 등 논란 심화 등 고충 ‘첩첩산중’

KakaoTalk_20160222_143758180 제작: 한국면세뉴스

중·일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면세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 소비를 줄이고 자국 내 소비로 돌리기 위한 소위 ‘유턴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국영 면세점인 CDF(China Duty Free) 그룹을 중심으로 공항 면세점 및 시내면세점을 더욱 확충할 예정이다. 일본 또한 시내에 ‘공항형 면세점’을 오픈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일본은 작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 1945만명을 기록, 방한 외국인 관광객 1323명보다 웃돌았다. 이 여세를 몰아 일본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 포함된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을 ‘꽉’ 잡을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의 면세점은 혼란기를 맞고 있어 대조되고 있다.

▶ 中,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 ‘자국 소비’로 돌린다

중국 내 하이난 면세점의 CDF 몰은 7,2000㎡ 규모로 ‘샤넬’, ‘프라다’,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300여개의 브랜드 매장을 갖추고 ‘14년 9월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소비를 증진하기 위해 면세한도를 두 배로 상향 조정해 “중국 내국인이 1년에 두 번 하이난 섬을 방문 시 8000위안(약 145만 6천원) 범위 내에서 면세점 쇼핑을 허락하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은 면세산업 발전을 위해 입국장 면세점(Duty Free Arrivals Shop)를 확충하는 한편, 해외 구매 시 면세한도는 5000위안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에선 8000위안으로 증가시켰다.

KJKJ_001 사진출처: 중국 국영 면세점인 CDFG 홈페이지. 중국 내 하이난 면세점의 모습.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인들은 수입 물품에 높은 관세가 부가되는 만큼 해외에서 명품 소비를 즐긴다. 때문에 ‘쇼핑’을 목적으로 한 SIT(Special Interest Tourism·특수목적관광)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소비를 ‘국부 유출’로 여기는 만큼 이들의 지갑을 자국으로 돌리기 위해 국영 면세점을 적극 지원, 자국 면세소비에 있어 한도 상향 조정을 통해 내수 진작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해외 패션비즈니스 전문지 ‘BOF(Business of Fashion)'은 지난 18일 “중국 자국 여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관광산업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며 “중국 상무부 보고에 따르면 이번 춘절 기간 동안 매출이 115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유럽 연합의 컨설팅 연구기관) EU SME 센터는 2020년까지 중국 내 관광시장은 연간 약 16%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소비에 의존도가 높은 한·일 면세점에는 ‘비보(悲報)’일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이 수입 물품에 부과하는 높은 관세의 장벽을 낮추고, 중국 국영 면세점 확충 계획이 ‘순항’ 추진하게 되면 이 여파는 특히 한국 면세점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아베노믹스’ 관광산업 활성화에 사활, 늘어나는 면세점

일본은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었다. 그 중 면세점 지원 및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신조어 중 ‘바쿠가이’라는 말이 있다.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 쇼핑)’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형태를 이르는 말로, 최근 일본 최대 쇼핑지 도쿄 긴자에 오픈한 ‘재팬 듀티프리 긴자’에서 나타나고 있어 화제다.

KJKJ_002 사진=한국면세뉴스/ 일본 최대 쇼핑지 중 도쿄 긴자에 위치한 '재팬 듀티프리 긴자' 매장의 모습.

‘재팬 듀티프리 긴자(Japan Duty Free GINZA)’는 도쿄 번화가 긴자에 위치한 미쓰코시백화점에 오픈했다. 일본 내에서는 시내면세점을 ‘공항형 면세점’으로 칭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재팬 듀티프리 긴자’는 이세탄-미쓰코시그룹, 일본공항터미널회사(JATCo)와 NAA유통사가 합작해 만든 시내면세점으로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는 한편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은 작년 한국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과 ‘엔저현상’으로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렸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1945만명으로 전년대비 47% 증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323명으로 전년대비 6.8% 감소해 관광시장이 역전됐다.

KJKJ_003 사진=한국면세뉴스/ 일본 최대 쇼핑지 중 도쿄 긴자에 위치한 '재팬 듀티프리 긴자' 매장의 모습.

또한 일본 아베 총리는 직접 나서 면세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규제 개혁과 서비스 강화를 위해 사후면세점을 늘려 각 지역별 소매점의 매출을 올리는 가운데 시내면세점(Duty Free Shop) 오픈 및 확충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 난항 중인 한국 면세점, ‘잘 하는 면세점 뺏고’...신규 면세점은 ‘공사 중’

중·일이 면세산업에 집중해 지원 및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면세시장은 난항을 겪고 있어 대조되고 있다. 작년 11월 한국 면세시장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시내면세점 사업운영권 특허심사에 탈락해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면세점 전문지 ‘무디리포트’는 당시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면세점 5년 한시법’으로 인해 한국 면세점 ‘황금알’ 깨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PO_003 사진=김선호 기자/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또한 국회에서 지난 2일 열린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에서도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관세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시내면세점 사업운영권을 5년으로 제한해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한국 면세점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현장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야기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4일엔 롯데면세점 노동조합이 국회 앞에서 직원들을 ‘고용불안’에 내몬 ‘면세점 5년 한시법 규탄’ 시위를 벌이며 “월드타워점 특허를 박탈시킨 관세청의 결정을 철회하라”로 외쳤다.

롯데 월드타워와 SK네트웍스 워커힐은 각각 서울 강남권·동부권의 랜드마크로 알려져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 명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각 해당 명소마다 사업운영권이 박탈돼 영업연장 최대 6개월 기한으로 최종적으로 각각 5(워커힐), 6월(월드타워) 매장 문을 닫게 된다.

IUIU_004 사진=백진 기자/ 국회 앞에서 지난 4일 롯데면세점 노동조합이 '면세점 5년 시한부법' 규탄 시위를 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관세청이 박탈해 직원들이 '고용 불안'에 빠졌다고 비판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의 대부분은 ‘공사 중’에 있다. 특히 신규 면세점으로 신세계·두산은 각각 오는 5월 면세점을 오픈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사 중에 있으며,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은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롯데백화점 12층에 면적 확충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작년 12월 오픈한 HDC신라면세점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및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갤러리아면세점 63’도 추가적으로 오픈하는 브랜드 매장별로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안팎으로 한국 면세시장은 공사가 진행 중인 ‘혼란’의 시기에 진입했다. 중·일 정부 당국이 면세산업 진흥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한국 면세시장은 그야말로 ‘혼란’이 중첩되고 있는 중이다. 또한 관세청이 외국계 거대자본 기업의 국내 면세시장 우회진출을 묵과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어 면세시장 관련 법 및 구체적인 대안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