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 "넥슨, 반민주적인 혐오 몰이 동조 멈추고 게임 문화 속 페미니스트 시민 앞에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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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 "넥슨, 반민주적인 혐오 몰이 동조 멈추고 게임 문화 속 페미니스트 시민 앞에 사죄하라"
  • 김상록
  • 승인 2023.11.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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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여성민우회 제공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일부 여성 단체가 "넥슨은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적인 혐오 몰이에 동조를 멈추고, 게임 문화 속의 여성 페미니스트 시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했다.

문화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청년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28일 오전 11시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게임계에서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집게 손' 억지 논란이 또다시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넥슨코리아가 배급하는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의 한 장면(약 0.1초)을 갈무리해 남성혐오를 의미하는 집게 손 모양이 드러났다며 항의한 것"이라며 "넥슨을 비롯한 게임업계는 이 같은 억지 논란에 즉각 굴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게 손 모양이 남성혐오를 상징하며, 페미라는 반사회적인 여성 세력이 이러한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은 일부 남초 커뮤니티가 날조해 낸 허황된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은 이를 받아들여 주는 공적 주체로 인해 얼마든지 만들어지고 부풀려질 수 있다"며 "0.1초 간 지나가는 자연스러운 손의 움직임을 증거라고 우기는 주장이 통한다면, 그 누가 이 혐오 몰이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일부 여성혐오적 소비자의 '기분 나쁨'에 따른 억지 주장을 받아주고 감정을 달래며 사과하는 것은, 이들의 비이성적 불만과 폭력성의 표적을 구조적 약자인 여성 노동자 개인에게 돌리는 행위다. 이는 여성의 안전을 팔아 자기 보신과 이익을 챙기려는 비굴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반사회적 여성 공격 놀이가 반복되는 이유는 오직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주체인 기업이 이들을 소비자로서 승인하고 힘을 키워주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넥슨은 2016년 페미니스트를 퇴출하라는 일부 소비자의 요구를 기업이 수용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 이를 선례 삼은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주장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만든 원흉이다. 8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변함없이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넥슨은 마땅히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게임 문화의 주인은 이번 사태를 만든 게임사의 일부 성차별적 결정권자들이나, '남초' 이용자들만이 아니다"며 "게임 문화는 여성 개발자, 창작자를 비롯한 모든 종사자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대중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넥슨을 비롯한 게임사들은 게임 문화 안의 여성들을 비상식적 혐오와 폭력의 표적으로 던져 위험에 빠트리고 배제하는 결정을 반복함으로써 게임이 일부 성차별적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그릇된 편견을 강화하고, 게임 문화를 혐오의 온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끝으로 "우리는 대중문화의 성차별적인 관행을 바꾸어가는 일,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표현과 실천을 책임자가 사죄하고 여성이 공적 공간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라고 호도하는 혐오 논리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집단적인 폭력과 '밥줄 끊기'를 통해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침묵시키려는 반페미니즘적 공모에 맞서 페미니스트와 노동·시민사회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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