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왔더니 물량 폭탄' '아직도 배송 前'...기사·소비자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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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왔더니 물량 폭탄' '아직도 배송 前'...기사·소비자 모두 불만
  • 박주범
  • 승인 2023.08.1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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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없는 날인 지난 14일 서울에 위치한 CJ대한통운택배 터미널 컨베이어벨트가 멈춰 있다. 택배 없는 날은 택배기사들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2020년 고용노동부 등과 합의해 도입한 제도다. 통상 광복절 휴일을 앞둔 8월 13일 또는 14일로 지정·운영돼왔다. 연합뉴스
택배 없는 날인 지난 14일 서울에 위치한 CJ대한통운택배 터미널 컨베이어벨트가 멈춰 있다. 택배 없는 날은 택배기사들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2020년 고용노동부 등과 합의해 도입한 제도다. 통상 광복절 휴일을 앞둔 8월 13일 또는 14일로 지정·운영돼왔다. 연합뉴스

"누구를 위한 '택배 없는 날'인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은 ‘택배 없는 날’로 주요 택배사 택배기사들이 쉬는 바람에 지난 16일 물량이 한꺼번에 폭증한 상황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택배 없는 날은 평소 격무에 시달리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민주노총 택배노조와 대형 택배사들이 지난 2020년부터 매년 8월에 지정, 휴무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강제 휴가 돌아왔더니 지금 이 시간 OOOO 동탄 산더미 물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택배 영업소에 수백여개가 넘는 택배 박스들이 정리정돈이 되지 못한 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을 보였다. 글쓴이는 “동참해 쉬라길래 쉬다 나왔더니 산처럼 물량이 쌓여있다”며 “돈도 못 벌고 강제로 손발이 묶여 있다 3일간 개고생 각"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사들은 지난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했다. 광복절을 포함해 이틀을 쉬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13일이 일요일였던 관계로 사흘을 쉬는 바람에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기사들은 "물량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나며 하루에 배송을 다 처리하기 힘들다”며, “택배차에 하루 물량이 다 들어가지 않아 여러 차례 나눠서 배송하고 또 실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는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아 평소처럼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자체적으로 기사들이 편한 날에 휴가를 쓰고 있기에 굳이 동참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택배기사는 "특히 신선식품이 문제다. 이런 폭염에 아무리 냉장 냉동 포장을 잘해도 3일을 방치하면 변질 등 상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일부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연휴 전에 배송받으려고 주문했지만 아직 배송이 묶여있다" "택배기사나 판매자에게 문의하려해도 연락이 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요 오픈마켓에서는 상품 도착시간을 17일이나 18일, 늦으면 22일에 도착한다고 공지한 일부 판매자들도 있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2019년 27억 9600만개에서 2021년 기점으로 36억개를 넘었다. 온라인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는 국민의 ‘모세혈관’같은 역할을 하는데, 3일씩이나 쉬면 배송지연은 물론 각종 부작용이 많아 일방적인 택배 없는 날 등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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