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황두연까지…’웜업존에 얽힌 이야기’
상태바
KB손해보험 황두연까지…’웜업존에 얽힌 이야기’
  • 박홍규
  • 승인 2021.01.12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웜업존을 보다 보면 ‘이 선수가 왜 웜업존에?’하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어가면서 기량 하락에 어쩔 수 없이 웜업존을 지키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 김학민이다. 2019-2020시즌을 두고 대한항공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김학민은 출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32경기(118세트)에 출전해 311점, 공격 성공률 49.13%를 기록하며 김정호와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 라인을 지켰지만 상황이 다르다. 

올 시즌 2경기(5세트) 출전에 불과하다.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은 김정호-김동민 주전 라인에 백업으로는 정동근, 여민수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한 이상렬 감독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이젠 국군체육부대에서 황두연까지 전역해 팀에 가세했다. 출전 기회 얻기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학민은 2017-2018시즌, 2018-2019시즌에 대한항공 백업 선수로 활약했다. 데뷔 시즌인 2006-2007시즌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해온 그가 웜업존에 머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지석-곽승석 라인이 대한항공에 첫 우승을 안길 정도로 막강한 공수 실력을 선보이며 팀에 큰 영향력을 선보이자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려났다. 웜업존에 머무는 것보다 경기에 뛰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옮겼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삼성화재 왕조의 마지막 멤버 중 한 명인 윙스파이커 고준용도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고 있다. 2011-2012시즌에 데뷔한 고준용은 현재 부상 재활 중인 지태환과 함께 현재 삼성화재에 남아 있는 왕조의 주역 중 한 명이다.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진 않더라도 공수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팀은 저조했지만 고준용은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30경기(85세트)에 출전해 185점, 공격 성공률 53.72%, 리시브 효율 34.27%를 기록했다.

고희진 감독의 부임과 함께 출전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변화’를 외치며 팀 리빌딩에 나선 고희진 감독은 미들블로커 박상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박상하를 빼면 모두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삼성화재 주전으로 뛰고 있다.

현재 고준용의 포지션인 윙스파이커에는 젊고 미래가 창창한 선수들이 많다. 주전으로 활약 중인 황경민, 신장호를 비롯해 2년차 정성규, 신인 김우진-이현승-이하늘, 한국전력에서 트레이드되어 넘어온 김인혁까지 7명의 선수가 경쟁자다.

고준용은 올 시즌 일곱 경기(10세트) 출전에 그쳤다. 만약 이대로 고준용의 출전이 멈춘다면 데뷔 후 최소 경기 출전 기록으로 남게 된다. 고준용의 개인 한 시즌 최소 경기 출전 기록은 데뷔 시즌인 2011-2012시즌 기록한 20경기다(군 전역 후 시즌 중반 합류해 뛴 2017-2018시즌 6경기 제외).

현대건설 ‘꽃사슴’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도 최근 몇 시즌 전부터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2018-2019시즌부터 점차 출전 시간이 줄어든 황연주는 지난 시즌엔 8경기(15세트) 출전, 26점, 공격 성공률 28.95%로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불과 세 시즌 전인 2017-2018시즌에 30경기(111세트) 378점, 공격 성공률 36.37%를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물론 2020-2021시즌 초반에 선발 출전 기회도 얻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이었다.

황연주의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외국인 선수가 주로 뛴다. 공격에만 집중하는 포지션 특성상 국내 선수보다는 파괴력 있는 외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올 시즌에도 루소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뛰고 있고, 지난 시즌에도 마야와 헤일리가 황연주의 자리에서 뛰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