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한달, 매출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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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한달, 매출은 어떻게?
  • 조 휘광
  • 승인 2018.12.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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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대로라면 하루 20억원...면세점측 "계획대로 가고 있다"
내년 7000억 달성땐 국내시장 3%대 점유...백화점에도 '효자'


▲ 지난 11월 1일 현대백화점면세점 그랜드 오픈 기념식 후 고적대가 행진하고 있다. 장식물과 전구로 치장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달 1일 그랜드 오픈한 이후 한 달여가 지났다. 6일 방문한 면세점 매장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입점 준비 중인 몇몇 브랜드 자리를 파티션으로 막아 놓은 모습도 오픈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브랜드 유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듯하다.


■ "송객수수료? 소문과 달라"

면세점이 오픈 초기 고전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장치산업처럼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다. 유통 강자 현대백화점그룹을 등에 업었지만 백화점과는 또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브랜드 유치에는 오랜 공력과 시간이 걸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아직 시내면세점 한 곳 뿐이어서 주요 면세점에 비해 바잉파워가 달린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3대명품은 물론 SKⅡ 같은 화장품 브랜드도 입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규 면세점인 만큼 단체고객을 데리고 오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이른바 송객수수료도 더 쓸 수밖에 없다. 오픈 초기 송객 수수료를 40%까지 질렀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지만 회사는 이를 부인한다. "일시적으로 고객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다. 외부에서도 "안정을 추구하는 현대백화점 특성 상 송객수수료를 높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6일 현대백화점면세점 8층 부티크매장 모습. 입점 예정 브랜드를 위해 남겨놓은 칸막이가 아직 보인다.


■ "매출 실적, 계획대로 가고 있다"

첫 달 매출 실적에 대한 공식적인 수치는 "회사 방침상 밝히기 어렵지만 목표대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 당시 황해연 대표는 내년 매출을 6000억~7000억원으로 바라봤다. 하루 20억원 가까이 팔아야 도달할 수 있는 목표다. 지난 7월 17일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10월 말까지 석 달여 간 111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국회 추경호 의원실이 5일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다. 하루 평균 약10억5000만원 정도다. 단순비교해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하루 20억원은 쉽지 않은 목표다.

강남 면세점 맹주 격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매출은 올들어 10월까지 8509억원이다. 연말께 첫 1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는 이른바 3대 명품을 보유한 롯데 월드타워점의 경우다. 연륜은 물론 명품, 규모, 인지도에서 밀리는 현대백화점면세점으로서 내년 7000억 매출 목표는 분명 험난한 산이다.


▲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구매한 물품을 재정리하는 보따리상의 모습은 여느 면세점과 다르지 않다.


■ 내년 목표 달성 땐 국내 시장 3%대 점유

희망을 가져볼 만한 대목은 많다. 우선 면세점 시장 전망이 밝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컴백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보따리상의 구매 열기도 계속될 것이다.시장 위축 요인으로 우려되던 중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법 시행이 유예된 것도 나쁠 것은 없다. 면세점에도 강남시대가 열린다면 최적의 입지도 갖췄다. 코엑스, 도심공항터미널과 연결되는 강남여행의 중심부에 위치했다.

주가회복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면세점 오픈 바로 전날 8만2800원까지 빠졌던 현대백화점 주가는 6일 9만2000원까지 회복됐다. 지난 여름 이후 유지했던 9만원 후반대 복귀를 노리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목표대로 내년 7000억원, 그 다음해 1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내년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를 20조원으로 추정했을 때 3.6%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올해 1조8000억으로 예상되는 현대백화점 매출의 38%에 달하는 새로운 매출이 생기는 셈이다. 수익은 일러야 2~3년 후에 보겠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백화점 업종에서는 찾기 힘든 신천지가 열린다.

내후년에는 공항면세점 입찰이 줄줄이 이어진다. 계획대로 공항면세점과 해외 면세점으로 영역확대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몇 년 후에는 백화점 업계 라이벌 신세계와 자웅을 겨룰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 6일 현대면세점면세점이 자리한 무역센터점 외벽에 디지털 사이니지 공사가 한창이다. 면세점에 따르면 가로 37미터 세로 36미터로 국내 최대 규모다.


■ 빛과 어둠 공존 속 어떤 드라마 쓸 지 관심

엘리베이터 앞 보따리상들의 어수선한 짐 정리 현장을 피해 면세점 밖으로 나오니 건물 외벽에 국내 최대 규모라는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정문 앞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뚝 서 있다. 밤이면 각양각색 불빛으로 반짝이며 행인들의 눈길을 끌겠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앞길에도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 때 '현대'다운 뚝심과 저력으로 어떤 새로운 드라마를 쓰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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