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위기심화...“돌아와요 내국인” 전략으로 극복 필요
상태바
면세점 위기심화...“돌아와요 내국인” 전략으로 극복 필요
  • 김선호
  • 승인 2017.03.09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에 집중된 면세점 전략의 변화 예고...소비진작책
내국인 “면세품, 온라인마켓보다 가격 경쟁력 없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총매출은 12조원을 넘어섰다. 그 중 외래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그러나 ‘사드한파’로 인해 상당수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바로 면세점이다. 중국인 관광객 면세점 매출 비중 약 50%가 흔들리는 것이다. 대책방안으로 방한 외래관광객의 다국적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단기적인 매출 하락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박태양(남, 28세)는 “출국 시 면세점에서 살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것도 많기 때문에 면세점을 굳이 이용할 까닭이 없다. 선물하기 위해 주류나 부탁받은 화장품 몇 개 빼곤 구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하림(여, 32세) 씨 또한 “시내면세점을 가게 되면 관광객들로 북적거려서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출국 시 꼭 구매해야 하는 제품은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그런데 공항 인도장에서도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해 꺼려진다”라고 전했다.

D0309_004 사진=김선호 기자/ 주요 시내면세점 내부 전경. 사드한파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외래관광객의 인기순에 따라 매장이 북적거리고 있다.

외래관광객 중 평균구매가가 높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면세점은 높은 송객수수료를 여행사·가이드에게 지불해왔으며 적립금을 통해 관광객의 발을 이끌었다. 반면 내국인에게 면세점은 잠시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출국 시 공항에서 잠시 만나는 매장으로 인식됐다. 내국인 면세점 이용 및 구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전략의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지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설화수 제품(윤조에센스 90ml)의 경우 9일 기준 면세점에선 85달러(한화 97,852원)이다. 그러나 11번가에선 동일제품이 73,100원, G마켓에선 73,980원, 옥션 73,980원, 인터파크 75,23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배송시 약 2,500원을 더해도 면세가격보다 저렴하거나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중국인에겐 자국 내에서 높은 관세로 인해 K-뷰티 제품이 면세점보다 2~30%가량 가격이 높기 때문에 구매력을 갖춘다. 내국인에겐 출국 시에만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어도 구매 매력을 갖추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외래관광객에겐 시내면세점 쇼핑이 매력을 갖출 순 있으나, 북적거리는 매장으로 인해 내국인에겐 쇼핑 편의가 담보되지 못한다. 내국인 인터넷면세점 이용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D0309_005 사진=김선호 기자/ 서울지역 주요 시내면세점. 화장품 코너는 면세점의 주요 매출을 이끄는 매장 중 하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예상되나 오히려 송객수수료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면세점이 늘어났기 때문에 작은 파이를 두고 더 가져가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며 “내국인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여러 협의를 거치고 있는 중이며 유통사에서 할 수 있는 할인·증정 프로모션 등을 통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내국인 대상 웨딩 프로모션, 선불권 이벤트를 비롯해 영화·공연 티켓 증정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며 “국제적인 변수가 많을 때일수록 내국인 소비가 받쳐주면 사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대만·일본 관광산업이 위기였을 당시에도 50%가량이 내국인 소비로 인해 견딜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는 국내 면세시장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내수소비 진작 및 중국인의 해외소비를 자국으로 돌리기 위해 제도 개선을 통한 면세점 확충 및 구매편의를 높였다. 일례로 중국 공항 내 입국장면세점 신설, 시내면세점 오픈 등을 비롯해 해외를 갔다온 자국인에게도 면세점 이용기간을 주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시내면세점 모델을 벤치마킹해 주요 도시에 매장을 오픈했다. 사후면세점을 통한 관광객의 소비가 일반적이었으나 관광활성화 및 쇼핑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아베노믹스’ 정책 중 하나로 읽히는 부분이다. 특히 일본은 자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아 국제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의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한파’로 인해 면세시장은 냉기가 감돌고 있다. 당장 이달 15일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절벽에 가깝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관광객의 다국적화라는 장기적인 전략과 함께 내국인 면세점 소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방한 외래관광객의 다국적화를 위해 동남아권을 공략하고 있으나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단가를 쫓아오지 못하며, 또한 일본인 관광객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인만큼 K-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세계경제의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보이나 지리적인 인접성을 지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면세점의 출구 전략 중 하나가 내국인 소비인 셈이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