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방문판매에서 글로벌 창구 ‘면세점’까지 유통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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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방문판매에서 글로벌 창구 ‘면세점’까지 유통의 기록
  • 김선호
  • 승인 2016.07.1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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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장품, 면세점서 루이비통 매출보다 ‘선두’에 서기까지
유통채널의 다변화에 맞춰 세계서 주목하는 성장으로 ‘우뚝’

K-뷰티의 성장이 작년 면세점 매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전까지 ‘루이비통’ 등 해외명품 브랜드가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했다면, 지난해는 한방 국산 화장품이 매출 1·2위를 기록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80년대 초 방문판매로 시작된 한국 화장품이 ‘한류 열풍’과 함께 세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 80년대_‘아모레·쥬단학 아줌마’로 통하던 방문판매

b0713_004 사진출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중 한 장면

 

화장품 가방을 들고 문을 두드리던 판매원들이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며 ‘아모레·쥬단학 아줌마예요’라고 말하던 이들이다. 올해 초에 종영한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도 당시 80년대 화장품 판매 풍경이 연출돼 많은 시청자들을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아모레’는 당시 태평양의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의 약칭, ‘쥬단학’은 한국화장품의 브랜드 명칭이다. 80년대 국내 화장품의 유통은 방문판매가 중심을 이뤘다. 판매원이 방문해 해당 제품을 소비자에게 체험케 하고 넉넉히 ‘샘플’을 챙겨주며 구매를 권유했다.

80년대 중반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때 처음으로 전문점 경로가 형성됐다. 상품 구성이 다양화되면서 ‘화장품 가게’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화장품 전문점은 새로운 유통경로 소개되며 점차 확장돼 시장의 60%의 점유율을 보일 정도였다.

· 90년대_유통채널의 본격적인 다각화

80년대를 넘어 90년대로 진입하자 화장품 시장은 유통경로가 더욱 다양화됐다. 방문판매와 전문점 이외에 화장품을 유통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었으나, 온라인·홈쇼핑 등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추게 된 것이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화장품 구매처 또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세분화됐다. 유통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화장품 가게’인 전문점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대량으로 제품을 납품 및 구매하는 대형 유통사에 비해 소매점들의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으며, 소비경향도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 밀레니엄, 유통 구조의 정착과 또 다른 대안

90년대를 넘어 2000년 ‘밀레니엄’이 시작되며 화장품 시장 또한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 이전까지 ‘화장품’은 일종의 ‘사치품’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됐다. 소위 ‘잘 사는’ 소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이블씨앤씨가 ‘3,300원 초저가’ 화장품을 내놓으며 시장 구조 및 소비동향에 변화를 예고했다. 어쩌면 당시 ‘비싼’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앞섰다고도 할 수 있다.

에이블씨앤씨는 국내 ‘초저가 화장품’의 탄생과 함께 브랜드숍을 명동에 2002년 처음 오픈해 선구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를 계기로 2003년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다양한 브랜드숍이 속속히 등장했다.

브랜드숍의 등장은 화장품 제조사가 직접 ‘가격 결정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브랜드숍은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며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때문에 백화점·대리점·전문점 등에 입점된 브랜드 제품 가격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브랜드숍은 더욱 성장·확장돼 유동인구가 높은 곳이면 어디든 입점돼 있다. 특히 번화가에서 브랜드숍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한류열풍과 고공매출 기록 중인 K-뷰티

사진=김선호 기자/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김선호 기자/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들

K-뷰티는 한류열풍과 맥을 같이 한다.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열풍은 엔터테인먼트 전반으로 확장되며 ‘한국’을 알리는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 그 중 국산 화장품 또한 한류열풍과 함께 하며 중화권 소비자에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면세점에 방문해 국산화장품을 구매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K-뷰티라는 타이틀과 함께 제품의 성능과 효능이 사용자들 사이에 입증돼 더욱 호황을 누리게 됐다. 이는 K-뷰티의 본고장인 한국 현지에서 ‘정품’ 구매할 수 있다는 신뢰감이 매출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특히 면세점은 외래관광객에게 세금이 제외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15년 국내 주요 시내면세점 매출에서 ‘루이비통’의 매출기록을 꺾고 LG생활건강 ‘후’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상위 매출 브랜드 1·2위를 차지했다.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이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면세점은 해외를 떠나는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각국의 외래관광객의 소비가 이뤄지는 ‘글로벌 창구’다. 때문에 국산품을 비롯해 해외 브랜드의 수입품의 판매고를 올리고자 하는 각축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중심으로 국산 화장품이 상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K-뷰티는 중화권 소비자의 인기에 힘입어 장밋빛 전망을 그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뿐만 아니라 잇츠스킨, 메디힐, 리더스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 ‘글로벌 창구’ 면세점에서 매출 성장을 비롯해 중화권 시장을 직접 공략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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