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신규면세점 ‘오픈’ 효과, 깊어지는 경쟁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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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해진 신규면세점 ‘오픈’ 효과, 깊어지는 경쟁의 골
  • 김선호
  • 승인 2016.06.21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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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사투 중인 면세점, 브랜드 유지·매출 향상 ‘진땀’
신규면세점 매출 목표 ‘흔들’...점포 4개 추가한 관세청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두타면세점 등 대기업 신규면세점 매출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기대를 모았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오픈 첫날 약 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업계 관계자는 “이 매장 또한 5억원에서 약 3억원 이하 일매출로 떨어졌다”며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매출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신세계 이외에도 신규면세점들의 매출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SHIN_002 사진=김선호 기자/ 6월 21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현장. 아이코닉(회전목마)이 위치한 화장품 매장.

신규면세점 각 매장은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 단체관광객이 유치돼 방문하는 날이면 ‘오늘은 매출이 더 오르겠지’라는 기대를 품는다. 그러나 최근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목표는 더욱 멀어지고 있다. 점차 무더워지는 여름, 21일에 각 신규면세점 현장취재에 나섰다.

○ 신라아이파크면세점...명품 유치 앞서 일단 ‘화장품’

국내 면세점 중 최대 화장품 매장을 보유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취재했다. 명품 브랜드가 입점돼 있는 4층 매장에 ‘이니스프리’, ‘메디힐’,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 매장이 눈에 띈다. 물론 해당 매장은 한국화장품 매장인 6층에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기 전, 빈 공간을 화장품으로 채워 넣은 듯한 모양새다. 국산품 'MCM‘ 매장 또한 4층에 두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HIL_001 사진=김선호 기자/ 6월 21일 신라아이파크면세점 4층 럭셔리 패션 매장에 한켠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메디힐,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 매장.

4층에 위치한 ‘보테가베네타’, ‘버버리’는 오픈한다는 안내와 함께 벽으로 매장이 가려져 있다. 3층에 위치한 럭셔리 시계 매장 한쪽 면은 가벽으로 가려져 있다. 해당 위치에 ‘롤렉스’ 매장이 오픈한 적이 있으나 브랜드와의 협의에 차질이 생겨 입점 여부가 불투명진 상태다.

때문에 구비된 화장품 매장 매출향상에 온 힘을 쏟는 중이다. ‘후’와 ‘설화수’ 등 면세점 효자 상품이 중국인 관광객의 손길을 이끌고 있다. 그래서인지 6층에 위치한 한국화장품 코너에 외래관광객이 몰려 있을 뿐 바로 옆 패션·잡화 매장은 한산하다.

○ 갤러리아면세점63 “럭셔리해지고 싶다”

3대 명품 브랜드 유치 소식이 ‘뜸’한 갤러리아면세점63. ‘코치’에 이어 ‘구찌’ 브랜드 매장이 GF(그라운드플로워)층에 오픈했다. '로너 런던'과 ‘필립플레인’, 생 로랑’이 오는 9월 내에 오픈한다는 소식을 가벽이 알리고 있다. 3대 명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럭셔리 ‘갤러리아’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브랜드와 협업하겠다는 전략이다. 단독 브랜드로 ‘스테파노 리치’가 입점돼 있기도 하다.

GALL_001 사진=김선호 기자/ 6월 21일 갤러리아면세점63에 곧 매장 오픈을 알리고 있는 '로너 런던' 가벽.

시계·주얼리 매장이 위치한 1층엔 소비자보다 직원이 더 많아 보인다. 방문 소비자들이 해당 층을 지나 화장품 매장이 위치한 GF층에서 바로 2층과 3층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쇼파드’, ‘론진’, ‘라도’, ‘위블로’ 브랜드 등 명품 브랜드가 오픈해 있음에도 실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함께 작년 12월에 오픈했으나 명품 브랜드 유치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신규면세점들의 ‘부틱’ 매장이 정비돼 정상오픈하기 전 ‘화장품’ 품목으로 매출 향상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일평균 5억 매출, 그 이상을 해야 되는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오픈한 지난 5월 18일, “명동 외래관광객 1천만 시대 선구자 역할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오픈 첫날 매출 약 5억원을 달성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이 운영 초반에 2~3억원 일매출을 올린 것에 비해 기대감을 한껏 모은 성과였다. 그러나 최근 3억원 이하로 매출이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HIN_003 사진=김선호 기자/ 6월 21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외래관광객들이 오전부터 쇼핑에 나섰다.

당시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대표는 “사업계획서대로 서울 지역 면세점들과 차별화한 면세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통명가 신세계도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두타면세점은 오픈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난 시기라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신세계면세점의 가장 주요한 이점은 바로 명동·남대문에 위치해있다는 입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래관광객들이 기존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에 이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까지 유입될 수 있을 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 두타면세점 “FIT 공략 전략이여~ 제발 通해라”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동대문은 명동과 같이 서울 지역 관광 명소 중 하나다. FIT(개별자유여행객)가 많은 만큼 단체관광객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의 랜드마크 두산타워에 위치한 두타면세점. 그러나 신규면세점이 겪고 있는 고충의 늪을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DOO_001 사진=한국면세뉴스/ 6월 21일 두타면세점 화장품 매장 전경.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는 오픈하지 못한 채 LG생활건강 브랜드 매장이 오픈해 있다.

국산 화장품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브랜드도 현재 오픈 준비 중이다. 브랜드 유치력에 ‘적색등’이 켜진 것이다. ‘올빼미 면세점’으로 새벽 2시까지 영업하지만, 화장품 매장만은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 올빼미 타임에 효자 상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신데렐라 타임세일’을 적용해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5% 추가 할인을 하고 있다.

D3층엔 ‘K-WAVE’ 존으로 ‘태양의 후예’ 특별관을 운영해 중화권 관광객을 유입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로 이어지는 다양한 상품 구성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이다. ‘큰 손’ 소비자의 주력 판매 품목인 시계·주얼리 및 럭셔리 부틱 매장은 오픈 준비 중에 있다. 다만, ‘베르사체’, ‘필립플레인’이 현재 D6층에 오픈해 운영 중이다.

한편, 서울 지역에 대기업 3개, 중소·중견 1개 시내면세점 신규특허가 발행돼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면세점들이 브랜드 유치, 시스템 구비 등 영업 준비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특허심사 발표 후 오픈 준비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그러나 면세점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고, 명품 브랜드의 콧대가 더욱 높아져 1년 내 준비도 힘겨울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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