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세점이 몰고 올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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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세점이 몰고 올 ‘나비효과’
  • 김형훈
  • 승인 2015.12.1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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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로 명동으로 상권 넘어간 남대문 재도약하나
신세계면세점을 주축으로 530억원 투자해 ‘남대문 관광 클러스터’ 조성 예정

‘최초(最初), 최고(最古), 최다(最多)’ 수식어로 설명되는 남대문 시장. 한 때 불야성이었던 이곳은 90년대 이후로 유행에 발맞춰 빠르게 변신을 꾀한 명동에 ‘왕좌’를 빼앗겼다. 2015년 명동은 여전히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 부동의 1위다. 그러나 남대문에 새로운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현재 남대문 시장의 뿌리는 600년 전 ‘시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전이란 나라에서 허가를 받고 지정된 물건을 파는 큰 가게를 말한다. 왕실과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을 조달하고, 도성 사람들의 생필품을 공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했다.

남대문시장은 1980년대에 접어들며 전성기를 맞았다. 1982년 중고생 교복자율화가 시행되자 갑자기 입을 옷이 필요해진 중고생과 학부모들이 남대문시장으로 몰려왔다. 전국 각지에서 소매상인들을 싣고 올라온 관광버스가 남대문시장 근처 도로를 마비시켰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서는 액세서리가 대박을 터뜨렸다. 남대문표 액세서리는 미주, 유럽, 중동, 중국, 일본으로 뻗어나갔다.

사진=김선호기자 / 남대문 시장 전경 사진=김선호기자 / 남대문 시장 전경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인터넷쇼핑의 물결이 밀려오며 전통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남대문시장 역시 그 여파를 벗어갈 수 없었다. 반면에 남대문에 인접한 명동 상권은 1990년대 이후로 급부상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청소년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타겟으로 중저가의 내셔널 브랜드와 편집숍 형성을 시작으로 패션, 뷰티 제품으로 상권발전이 급격히 이뤄졌다.

또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인들에게 급격히 인기를 얻으면서 롯데 소공점 면세점 역시 매출 급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명동은 현재 하루종일 유입되는 해외 관광객들로 인해 피크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유동인구 100만명의 시장을 형성했다. 명동 상권의 성장의 비결은 끊임없는 자기변신이었다.

사진 = 김선호 기자 /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롯데소공점 전경 사진 = 김선호기자 /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롯데소공점 전경

올해 11월, 남대문 상권에 현대판 ‘시전’인 면세점이 생기며 상권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면세점은 정부가 민간기업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 함으로써 기업의 독점적 법적지위와 초과이윤을 보장해주는 특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관광객을 통한 면세점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10조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김선호 기자 / 신세계 면세점이 들어설 신세계 백화점 전경 사진 = 김선호기자 / 신세계 면세점이 들어설 신세계 백화점 전경

특히 남대문 상권에 들어설 ‘시전’ 신세계 면세점은 향후 5년간 530억원을 투자해 남대문시장에 도심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중소기업·지역상권과의 상생, 관광자원 개발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남대문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미디어 파사드 아트 조명쇼 등 다양한 관광시설과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특히 분수 광장은 비움·휴식·치유·연결 컨셉으로 재단장해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같은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뉴욕의 맨해튼, 일본의 긴자, 홍콩의 침사추이처럼 서울이 세계적 관광도시로 도약하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대문 시장의 바람직한 미래는 명동일 것이다. 남대문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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