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는 BTS,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 [안창현의 돋보기]
상태바
군대 가는 BTS,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10.18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국내에서 병역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가 군에 순차적으로 입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병역 의무를 떠나 국내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의 표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 뮤직은 지난 17일 공식 입장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며 “팀 내 최연장자인 진(1992년생)부터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할 계획이다.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서 청춘의 절정기를 맞이한 20대가 되면 군대 문제가 앞에 나오면서 많은 번민과 고뇌를 하게 된다.

현역 복무기간도 40년 전에는 30~36개월이었던 것이 지금은 이제 18개월로 세월 따라 많이 줄었지만, 군대 문제를 앞에 둔 본인이나 부모 모두 난감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던 것이 병역 비리였고 그 때문인지 몰라도 군사독재 정부 시절에는 그야말로 힘 있는 자의 자식은 안 가고 힘없는 자의 자식들만 군대에 간다는 자조 섞인 말도 항간에 떠돌았다.

병무청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전체에서 남성 국회의원 47명(19.4%)이 군 면제를 받았는데 이들 가운데 28명은 수형(受刑), 18명은 질병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고 직계비속 군 면제자는 17명인데 질병 13명, 분계선병역면제 2명 등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특수층이 있고 그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군 면제를 받기도 하고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신하기도 한다.

국무총리를 지낸 어떤 정치인은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았는가 하면 군대 가기 전에는 이런저런 건강에 문제가 많던 사람이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하게 활동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힘 있고 가진 자들 모두가 불법이나 위법으로 그렇게 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자식들보다는 훨씬 많은 사람이 면제, 또는 특례를 받았다는 의구심을 국민은 떨칠 수 없다.

‘병역법 제2조(정의)’에는 의무경찰,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공중보건의사,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총 14개의 대체복무 분야에 대해 나와 있다.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등으로 국위선양에 기여한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는 34개월간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지만,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대회의 시상식에서 수상하더라도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없다.

그 많은 병역특례는 차치하고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금메달을 따면 당연히 군대는 면제가 되는 것이고 BTS처럼 대한민국의 대중예술사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금자탑을 쌓은 청년들은 병역 면제가 안 되는 것이란 말인가?

BTS는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시작으로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을 필두로 2021년 ‘버터’, ‘퍼미션 투 댄스’로 빌보드 차트 총 1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쓰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수상해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세계적인 뮤지션도 평생 한 번 밟아보기 어려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전설이 됐고 그들을 보기 위해 전 세계의 아미(팬)들은 열광하며 이들은 대한민국을 환호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BTS 멤버인 슈가가 2020년에 발표한 믹스테이프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에서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XX들 싸그리 다 닥치길”이라는 가사 한 마디로 정치권의 논란을 시원하게 잠재웠다.

전격 군입대를 선언한 BTS는 기성세대의 고루한 의식의 벽을 깨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을 보이며 대한민국 국민을 떠나 세계 속의 또 다른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