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96세 서거, 찰스3세 계승 "한 시대가 저물다" [英여왕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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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96세 서거, 찰스3세 계승 "한 시대가 저물다" [英여왕 서거▶◀]
  • 박홍규
  • 승인 2022.09.09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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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간 재위하며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존경받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도 저물었다. 

영국 왕실은 8일(현지시간)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이어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각 찰스 3세로서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덧붙였다. 여왕은 현대사의 산 증인이었으며 지구촌의 여왕이었다.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2세 여왕. 연합뉴스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2세 여왕. 연합뉴스 

여왕은 6일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냈으며 웃는 얼굴로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일 오후에 왕실은 여왕이 의료진의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8일 정오에는 왕실 의료진이 이날 아침 여왕의 건강이 염려스럽다고 발표했다.

이후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이 밸모럴성에 모여들었고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여왕 소식을 생중계로 전하기 시작했다. 

여왕은 지난해 4월에는 70년 해로한 남편 필립공을 떠나보낸 뒤 급격히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에는 하루 입원을 하고 올해 초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최근엔 간헐적인 거동 불편으로 일정을 임박해서 취소하는 일이 잦았다. 

여왕의 서거 소식에 버킹엄궁 앞에 모인 런던 시민들
여왕의 서거 소식에 버킹엄궁 앞에 모인 런던 시민들. 연합뉴스

1952년 25살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여왕이 재위한 70년 동안 15명의 총리가 거쳐 갔다. 이 기간 영국은 전후 궁핍한 세월을 견뎌야 했고 냉전과 공산권 붕괴 유럽연합(EU)의 출범과 영국의 탈퇴 등 격동이 이어졌다. 

여왕은 현대사의 산 증인이었으며 지구촌의 여왕이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특히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이러한 역할로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엘리자베스2세의 서거 소식을 알리는 버킹엄궁
엘리자베스2세의 서거 소식을 알리는 버킹엄궁

올해 6월 성대하게 치러진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에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조차도 축하를 보냈다. 여왕은 국가에 헌신하고 개인적 감정은 뒤로하는 모습으로 영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고 대영제국 해체 이후 영연방을 묶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현대사 격변기 영국인들은 한결같은 여왕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위기를 극복했다. 영국의 상징이자 최대 소프트파워였으며, 왕실이 구시대 계급사회 상징이라는 지적도 여왕은 슬쩍 비껴갔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와 국제정치 흐름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었으며 유머와 친화력을 잃지 않았다. 여왕은 1999년 한국을 방문해서 안동에서 생일상을 받고 사과나무를 심기도 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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