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국민의힘 [안창현의 돋보기]
상태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국민의힘 [안창현의 돋보기]
  • 박홍규
  • 승인 2022.08.29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제기한 ‘비대위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6일 법원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민의힘의 당내 상황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장·차관이 대거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연찬회에서 특강 첫 번째 강의를 맡은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인 이지성 작가가 한 말실수로 곤욕을 치른데 이어 26일에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당의 내홍은 걷잡을 수 없는 블랙홀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29일 대구 달성군을 방문한 이준석 전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황정수)는 지난 26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주 위원장의 직무 정지 결정을 했다. 

법관 출신인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가처분 인용을 한 황정수 판사를 향해 “특정 연구모임 출신”이라며 “편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결과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 우려가 현실화된 것 같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법은 공식 입장을 통해 “(주 위원장 주장처럼)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회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법관 출신인 주호영, 김기현 의원, 검사 출신인 권성동 원내대표 등 법조계 출신이 즐비한데도 전·현직 당 지도부가 정무 감각의 한계점을 드러내며 당의 내홍을 부채질한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정무 감각도 없고 정치력도 부족한 정치인들이 쥐고 흔드는 당이 분란과 당쟁만이 난무하는 것은 뻔한 이치 아닌가?

그래서 당 내홍의 발단을 바라보는 시각도 윤핵관 입장에서는 이준석이라는 미꾸라지가 온 당을 휘저으며 분란을 조성했다는 시각이 강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위시한 일부 청년 정치가들과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법원에서 판단한 대로 전 당원과 국민의 선택으로 당 대표에 당선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고 당을 장악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그 하수인인 윤핵관이 무리수를 두었다는 시각이어서 간단하게 내홍이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나온 해법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치 문제를 정치적인 타협을 통해 풀려 하지 않고 이준석 전 대표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며 같이 죽자는 꼴을 연출하고 있다.

검찰 출신 대통령에 검찰 출신이 당정의 요직을 독식한 현 체제하에서는 타협과 협상을 통한 정치력으로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기대하기 어려워 국민의힘은 결국, 윤핵관 중심의 분당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9일 최재훈 달성군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27일 SNS에서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말한)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 대표를 무리하게 비대위를 구성하여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고 하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 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는 당이다. 나라와 당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탄생의 원인은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체리 따봉’ 문자 때문“이라며 ”본인의 문자로 이 난리가 났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며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하는 것은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께 한마디 조언을 드린다“며 ”‘비대위 유지, 이 대표 추가 징계’라는 의총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고 규정했다. 

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코미디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2024년 총선 공천을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마음대로 할 거라고 예상하니 그게 두려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윤핵관과 일부 해바라기들은 아침이슬처럼 곧 스러질 자신들의 유한한 권력을 위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당내 권력 다툼으로 당은 장악할 수 있지만,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동서고금을 통해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 지긋지긋한 권력 다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을 걱정하지 않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kdf@kdfnews.com

#최재형 #점입가경 #윤석열대통령 #주호영비대위원장 #이준석대표 #김기현 #법원판결 #가처분신청 #빈대잡으려다초가삼간불태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소탐대실 #양두구육 #먹고사는일 #학수고대 #권력다툼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