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대통령의 주구走狗인가?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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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대통령의 주구走狗인가?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08.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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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대한민국헌법 제97조에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하에 감사원을 둔다’라고 명시되어 있는 헌법기관이다. 3권 분립의 원칙상 국회나 법원, 헌법재판소 등에 소속된 공무원을 제외하고 모든 행정기관과 공무원에 대한 직무와 관련한 사항을 감찰, 감사할 수 있는 기관이다.

또 감사원의 권력은 징계권뿐만 아니라, 정책감찰과 정보력 등 기타 핵심적인 것들에서도 나오며, 감찰기관임에도 계좌추적권·출석요구권·자료제출요구권 등 수사기관에 준하는 권한까지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막강한 힘을 가진 기관이다.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이라 해도 헌법 해석상 대통령은 감사원에 일절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최근 최재해 감사원장의 발언과 국민권익위원회 감사로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대통령의 주구(走狗 : 남의 사주를 받고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이나 조직)로 전락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원장은 지난 7월 29일 법사위 업무보고에 나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인가, 아닌가?’라는 질의를 하자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해 당시 여야 의원은 물론이고 전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당시 조 의원은 “여기서 (감사원의) 모든 결정과 행동이 설명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게 감사원의 역할인가. 지금 약간 충격이 왔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마저도 “감사원장님, 저도 귀를 의심케 하는데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발언한 게 맞나?”라고 반문하며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도 되어 있지 않은 발언을 해서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감사원이 그런 역할을 하는 기관이냐, 이렇게 (질문 취지를) 받아들여서 그렇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궁색하게 해명했지만, 말은 이미 뱉은 뒤였다.

결국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라며 특정 기관이나 공무원을 감사하라고 시키면 따르겠다는 말로 해석되는 것은 확대 해석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6월 17일 출근길 도어스태핑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국무회의에 필수요원, 국무위원도 아닌 사람들이 와서 앉아 있으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라며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논의를 많이 하는데, 굳이 올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배석시켜서 국무회의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거취와 관련해 “임기가 있으니 자기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자진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후 전현희, 한상혁 위원장은 주어진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감사원은 현재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기간 연장까지 하며 고강도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현희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감사원의 불법적 감사와 조사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 강력한 법적 대응하겠습니다!”라며 △협박과 회유, 허위답변 강요, 무고 등 불법적 사퇴압박, 표적 직권남용 강압조사 △감사원의 명예훼손과 협박, 직권남용 △법령상 의무없는 불법 자료제출 요구와 허위답변 강요 감사 등을 주장하고 (감사원이) “위원장이 시켰다고만 불어라, 그러면 당신은 무사하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분은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의 국회의원이 되어 혁신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 중립을 지키고 어떤 정치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고 오직 국리민복을 위해서만 일해야 하는 감사원과 감사원장임에도 전직 감사원장의 정치적인 행보와 현직 감사원장의 권력 눈치 보기는 국민 위에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만 군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행정부 산하가 아닌 영국과 미국처럼 입법부(국회) 소속으로 하거나, 독일과 일본처럼 완전 독립형 기관으로 만드는 것도 이제부터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

국민은 권력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되며 권력의 눈치를 살피는 감사원이 아니라 추상같은 공정함으로 부정과 부패, 비리를 파헤쳐 국민을 속 시원하게 하는 사이다 같은 기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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