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원권 정지 6개월…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여야 대표 모두 표류, 여의도 안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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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원권 정지 6개월…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여야 대표 모두 표류, 여의도 안개 속으로'
  • 박홍규
  • 승인 2022.07.0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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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이번 징계로 반년 동안 직무 수행이 어렵게 돼 사실상 대표직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또 정치적 생명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국민의힘도 '집권 여당 현직 대표 사상 초유 중징계 결정'으로 인해 리더십 재정립은 물론, 향후 상당기간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는 등 극심한 혼란상이 불가피해 졌다. 또 대표 선출을 앞두고 친명과 반명으로 나뉜 민주당과 더불어 여의도 정치 풍향계가 오리무중 상태에 놓였다. 게다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초기 지지율까지 하락하는 추세여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근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2시 45분께까지 국회 본관에서 약 8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은 징계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 21일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78일 만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당원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지난 1월 대전에서 장모 씨를 만나 성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받고 7억원 상당 투자유치약속 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으나, 윤리위가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성 상납 의혹 사건 관련 증거 인멸에 나섰다는 의혹을 윤리위가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또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고강도 징계 결정을 했다. 윤리위 징계 처분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부터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중징계까지 총 4단계가 있다.

지난달 23일 이후 2주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는 윤리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에 출석해 2시간50분간 소명했고, 김 실장도 2주 만에 다시 윤리위에 출석해 추가 소명을 했다.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그가 2013년 사업가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으로, 대선 기간인 작년 12월 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부인해 온 이 대표는 여론전 등을 통해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단 이번 결정으로 리더십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 대표는 징계를 수용할 수 없으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징계 이전에 '가처분 신청은 의미없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시절에 많이 해봤다'고 스스로 밝혀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이날 이 대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면서, 차기 지도 체계를 놓고 당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그러나 내년 1월 중순까지 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해져 당 안팎에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커질  전망이다. 

당장 당사 주변에서는 이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또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대표 선출 내홍과 맞물려 여의도는 정권 초기부터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전망이다.  

사진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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