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국제앰네스티 "마리우폴 극장, 표식까지 남겼는데"..."러 공군, 의도적 폭격→명백한 전쟁범죄" [우크라 침공, D+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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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국제앰네스티 "마리우폴 극장, 표식까지 남겼는데"..."러 공군, 의도적 폭격→명백한 전쟁범죄" [우크라 침공, D+127]
  • 민병권
  • 승인 2022.06.3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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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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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3월 러시아의 고의적 민간인 표적 공격에 대해 신규 조사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함락 작전에 실패한 후 전술을 바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점령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쟁에 대한 공포심을 심어주고 이 심리를 이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으로부터 빠른 항복을 유도하려 했다.

일례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지역에 집속탄과 공대지 미사일을 이용한 집중 폭격을 가했다.

마리우폴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대피할 곳을 찾았고 제네바 협정에 의거 "전쟁 중 민간인 시설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금지한다"는 국제 조약을 믿고 마리우폴의 한 극장 건물로 대피했다.

마리우폴 시민은 해당 극장 건물이 민간인 시설이며 공격 목표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극장 앞 마당과 뒤에 러시아로 "дитя́

(어린이)"란 글자를 크게 표시했다.

붉은 사각형 안에는 러시아로 "어린이(дитя́)"란 글자가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붉은 사각형 안에는 러시아로 "어린이(дитя́)"란 글자가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전투기를 통한 정밀 유도 공격 시 러시아 군인이 "해당 목표물은 군사시설이 아닌 공격 금지 대상 민간 건물이며 안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민간인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국제앰네스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러시아 공군의 폭격으로 인해 마리우폴 극장으로 대피한 민간인 중 최소 12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많은 부상자와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번 신규 조사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당시 수백 명의 민간인이 극장에 머무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해당 시설을 노려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과 증거를 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팀은 생존자 다수를 인터뷰하고 광범위한 디지털 증거를 수집한 결과, 당시 공격이 러시아군 전투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마리우폴 극장 모습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마리우폴 극장 모습
폭격 이후 마리우폴 극장 건물은 흔적만이 남았다
폭격 이후 마리우폴 극장 건물은 흔적만이 남았다

마리우폴과 근접한 지역엔 러시아 공군기지가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여러 번 목격됐다.

폭격에 동원한 전투기는 수호이 계열의 전투기로 추정된다.

아녜스 칼라마르(Agn?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수개월 동안 위성 사진을 철저히 조사, 분석하고 목격자 수십 명을 인터뷰한 결과, 우리는 이날 공격이 러시아군이 자행한 명백한 전쟁범죄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의 잔인한 공격으로 많은 사람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으며, 이들의 사망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러시아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신규 조사를 통해 공격을 명령한 책임자가 누구이며,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분석하고 조합했다. 

조사팀은 신뢰할 수 있는 사실을 모아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 기구가 사용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군은 민간 건물을 공격 목표로 삼아 의도적으로 저지른 전쟁 범죄라고 결론지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국제형사재판소 및 이번 분쟁에서 발생한 범죄에 사법권이 있는 모든 기관은 이 공격을 전쟁범죄로 조사해야 한다"며 "이러한 인명피해와 파괴를 일으킨 책임자는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CNN 뉴스 캡처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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