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롯데면세점 선진 물류시스템의 핵심 키워드는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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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롯데면세점 선진 물류시스템의 핵심 키워드는 “현장의 목소리”
  • 백진
  • 승인 2015.11.09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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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35년 물류관리 노하우 압축한 프로그램 글로비(gloB)’
몇 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도 무리 없이 소화

롯데면세점이 현재 가지고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는 오랜 세월 경험으로 쌓아 온 직원들의 노하우가 그대로 스며있다. 특히 물류관리 분야에서 이 장점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흥미로운 것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가 아닌 현장의 직원들에게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직접 반영된다는 점이다. 작업 중 불편한 점이나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보이면 곧바로 다른 방법을 찾아 진행된다. 물건을 놓는 위치나 앞뒤순서 변경 등 미세한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수정을 거듭한다.

1109_1078 사진=김선호기자/ 입고된 보세품을 적치하고 있는 물류센터 직원

 

‘글로비’도 이런 과정에서 나오게 된 롯데면세점의 통합물류 전산프로그램이다. 중국인 관광객 대거 유입으로 매출이 매년 급등하자, 롯데는 2년 전 약 200억 원을 들여 발 빠르게 시스템 전반을 손봤다. 사업자가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보세판매장 재고관리시스템(기업회계시스템을 이용한 재고관리 여부, 보관창고와 매장 간 반출입 기록‧관리 등)과 세관의 보세품 재고관리시스템을 연동시켜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보세품의 입출고 기록과 세관신고 절차 등 기본적으로 두 번, 세 번을 거쳐야 했던 일전의 작업은 글로비 도입과 함께 한 번의 입력만으로 각 파트에 일괄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 체계화된 프로그램의 이름은 ‘글로벌 면세점+비즈니스’에서 따온 것으로, 롯데면세점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선진화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내 공모를 통해 이름 지어진 만큼 직원들의 자부심과 애정도 상당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근래 매년 20~30%에 가까운 매출 급증으로 물량도 급등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정확한 수치 비교가 어렵다. 하지만 몇 년 전과 비교해 물류량 폭탄에도 변경된 시스템이 이를 소화해 내며 높은 효율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1109_700 사진=김선호기자/ 품목별로 분리해 운영하는 적치장

 

한편 롯데면세점 물류센터 협력업체들도 글로비 프로그램과 관련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물류분야에 있어 롯데면세점이 도입한 것들은 항상 최신 업데이트 버전이라는 것. 국내는 물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인프라를 갖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시스템 구축에 직접 참여했던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했던 ERP시스템과 세관의 재고관리시스템이 충돌하는 부분이 많아 오류가 꽤 있었다. 물류관리를 맡은 입장에서는 난처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글로비 도입 후 발주에서 판매량, 물류창고 재고, 반출입 등 모든 내역이 연동돼 획기적으로 오류를 줄였고, 그만큼 업무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비의 강점은 현장작업자들을 프로그램 개발에 직접 참여시켰다는 점에 있다. 보통은 프로그램 개발업체가 만들어 온 것을 적용시키고, 오류를 점검하며 수정하고 보완해나간다. 그러나 롯데는 개발 단계부터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축, 기본적인 뼈대부터 물류관리의 효율적인 체계를 잡아나갔다. 23만 여개 품목을 다루는 물류센터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편의향상을 위해선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롯데면세점 물류팀 관계자는 “덕분에 테스트 기간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었고, 실제 적용 후에도 작업장에서의 변화체감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더 많은 물류를 처리하기 위해선 글로비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롯데면세점이 글로벌 톱클래스 안착을 앞당기는데 있어 물류분야의 면세유통 시스템 확립은 중요한 과제다. 만일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물류체계 가이드를 만들어낸다면, 마케팅 차원을 넘어 오히려 면세업 기초 인프라인 물류시스템 수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물류팀 관계자는 “직원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완벽한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더욱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더욱 발전된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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