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팬' 흐미해진 분위기에 일본 마케팅 앞세운 한국기업 유감[박주범의 딴짓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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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팬' 흐미해진 분위기에 일본 마케팅 앞세운 한국기업 유감[박주범의 딴짓 딴지]
  • 박주범
  • 승인 2022.04.20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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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2019년 7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을 '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제한했다.

아베 정권이 느닷없이 수출 규제 칼을 꺼낸 이유는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법원판결 때문이었다.

아베 정권의 이런 조치에 국내 네티즌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단순한 항의를 넘어 역사 왜곡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일본 불매 운동 '노 재팬(No Japan)'을 시작했다. 노 재팬 1년여 만에 유니클로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일부 매장이 철수하기도 했다.

당시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우리나라 네티즌이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잘 대응하면서 대일 관계에 대한 역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노 재팬 운동은 과거사 문제를 경제 보복으로 대응한 일본에 대한 응징이었고 그 파장은 깊고 넓었다.

노 재팬을 시작한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코로나19 확산이 일상을 바꾸고 일부 산업은 구조 자체가 송두리째 뒤짚어지기도 했다. 세월이 꽤 흘렸는지 노 재팬 운동도 부지불식간 점차 사그라졌다.

그 동안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자동차가 국내에서 13.4%의 성장을 이뤘고, 렉서스는 수입차 순위 2위에 그 이름을 올렸다. 일본 패션 판매 신장은 자동차보다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 장기화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는 보복소비로 이어졌으며, 유니클로 제품은 다시금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데상트는 흑자로 전환했다.

노 재팬 분위기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본 캐릭터와의 콜라보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SPC삼립(이하 SPC)이 16년 만에 포켓몬 띠부띠부 씰의 포켓몬빵을 재출시했다. 과거 허니버터칩과 꼬꼬면 대란 이상으로 포켓몬빵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SPC는 포켓몬코리아에 캐릭터 사용 수수료로 지불한다. 포켓몬코리아 지분 100%는 일본의 '더 포켓몬 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다. 빵이 매진될수록 일본 기업이 잇속을 차리고 있는 것이다. SPC는 물량을 최대한 공급하기 위해 경기 성남과 시화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이런 포켓몬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자 CU는 포켓몬 홀로그램 씰을 담은 냉동 간식 판매에 팔을 걷어부쳤다. 해당 상품에는 20여 종의 포켓몬 홀로그램 씰이 담겨 있다. 캐릭터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빵을 사야했던 영업방식을 냉동식품에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이 포켓몬 열풍에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 재팬이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는 줄 서서 사는 한국', '노 재팬은 끝났다', '이런 날이 결국 올 줄 알았다'는 식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 재팬 운동은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에 역사 바로 세우기 경고문을 날린 것이다. 일본 기업은 이익 창출이라는 회사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일부 한국 기업이 이익을 위해 '일본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는 모습에 마음 한 켠 씁쓸함이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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