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트투게더 이은우 대표, "국내 미술품 시장 더 투명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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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트투게더 이은우 대표, "국내 미술품 시장 더 투명해져야"
  • 박주범
  • 승인 2022.03.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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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투게더 이은우 대표/ 사진=아트투게더

'억'이 우스운 시장이 있다. 바로 예술품이나 미술품이 거래되는 곳이다. 피카소 그림이 수 백 억이니, 일본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수 십 억이니 하는 그 시장이다. 보통 사람들은 '비싼' 그림을 사진으로만 감상할 수 있거나, 호주머니 돈 몇 만 원을 털고도 멀찍이 떨어져 볼 수 있는 그런 시장이다.

수 억원의 그림을 수 만개로 쪼개서 팔고, 그 그림을 커피숍 벽에 걸어 커피 한 잔 값에 누구나 볼 수 있게 하고, 나중에 그림 값이 뛰면 되팔아 짭짤한 수익도 나눠주는 곳이 있다. 무기 만드는 회사에서 코딩 작업을 하다 문득 학창 시절 무수히 그렸던 그림과 IT기술을 접목하고자 미술품 시장에 뛰어든 아트투게더 이은우 대표를 지난 달 28일 서울 강남 아트루게더 카페에서 만났다.

아트투게더 카페 전경

Q. 카페에 걸려있는 그림들이 모두 진짜인가요?

A. 네, 맞습니다. 모두 진품입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앤디 워홀, 김환기, 마르크 샤갈, 백남준, 박수근, 무라카미 다카시, 추사 김정희, 파블로 피카소.

카페 벽이 모자랄 정도로 그림들이 빽빽이 걸려 있었다. 투명 아크릴 판으로 보호한 그림들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만질 수는 없지만 그림과 눈과의 거리는 불과 5cm 정도에 불과했다. 질감이나 느낌, 붓의 터치감, 선의 자세한 모습 하나 하나를 아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모조품이 아닌 진품 그림을 이렇게 가까이 감상한 적은 처음이었다. 

카페 내부 전경. 테이블 바로 옆에 작품이 전시되어 아주 가깝게 감상할 수 있다.

Q. 걸려있는 그림들은 모두 회사가 구입한 것인가요? 갖고 있는 작품 수는 어떤가요?

A. 모두 1만원 단위로 구매한 고객들의 소유입니다. 아트투게더는 고가의 미술품을 만원 단위로 나눠 다수의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입니다. '조각 거래'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1억원짜리 그림을 한 사람이 구매하기는 쉽지 않으니 그림의 소유권을 1만개로 나눠(분할 소유권) 중개하고 해당 그림을 회사 수장고나 카페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일부를 소유한 구매자는 여기에 와서 본인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림 값이 오르면 회사가 매각한 후 그 수익금을 분할 소유권 지분대로 배분합니다. 작품은 현재 90여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110여점을 구매 중개했는데 이 중 20여점은 다시 매각했습니다.

아트투게더 홈페이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1983)'의 공동구매가 진행 중이다.

Q. 매각한 작품들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그리고 매각될 때까지의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A. 미술품을 통한 수익은 중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주식처럼 하루 하루 가치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통상 최소한 3~5년 이상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회사는 아무래도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작가들 위주로 작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 달리 거래 주기가 약 1년 정도로 짧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3월을 기준으로 50% 이상 됩니다.

Q. 아트투게더가 망하면 수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볼 듯합니다. 채권자들이 작품들에 딱지 붙이고 할텐데.

A.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작품들은 법적으로 모두 구매자들 소유입니다. 회사나 외부 채권자, 회사 투자자들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대형 로펌과의 계약을 통해 작품이 매각되면 미술품 구매자들에게 소유권에 상응하는 매각대금이 전달됩니다. 회사가 매각를 하든, 폐업해 처분이 되든 어떤 경우라도 소유권자들에게 그림 매각가액이 입금됩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아트투게더 회사 전경

이은우 대표는 '투명성'을 반복적으로 얘기했다. 이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보니 작품 가격이 엿장수 마음대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 입장에서는 수 억이나 수십 억이 푼돈이라서 시장 공정가격이 무의미할 수 있으나 이래서는 국내 미술시장이 커질 수도 없고 대중화는 먼 미래 일이다. 

이런 토대에서 신진 작가 등용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것과 같다. '그들'만이 바라보는 시장에서 누가 새내기 작가의 작품을 구입할 것인가. 그렇다고 일반인이 선뜻 신진 작가의 작품을 사려고 해도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이 가격이 과연 합리적인 가치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현재 미술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소수만이 미술품 거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에 시장 파이가 커지기 힘들고 거래 활성화나 신인 등용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타개하려면 우선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트투게더가 소장한 작품 한 점 당 소유자가 수 백에서 수 천 명입니다. 100점이면 수 만 명인 셈입니다. 작품들이 재판매되고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구입, 중개, 매각되는 순환과정에서 데이터를 모두 모으고 공개하면 자연스럽게 해당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공정한 시장가격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음지에서 아무도 모르게 거래되는 '히든 프라이스(hidden price)' 문제도 해결되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 가치를 집단지성이 매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대중들이 작품의 가격을 매긴다?' 멀게만 느껴졌던 미술품이 상당히 가까워진 느낌이다.

Q. 직장이 이 카페 근방인 사람들은 좋겠습니다. 점심 후에 진품 명작을 보면 힐링될 것 같습니다.

A. 갤러리 분위기로 가득찬 카페라서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옵니다. 그림에 대해 궁금해하면 직원이 설명도 해주곤 합니다. 모두들 '진짜'라는 데에 놀라기도 하고요. 좋은 시간 가졌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이은우 대표의 꿈은 '투명한 미술품 시장의 확산'이다. 쉽게 풀이하면 아트투게더 카페가 스타벅스 매장 수와 같아지는 것이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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