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7개월만에 또 붕괴 사고…추락한 신뢰-정몽규 책임론까지
상태바
현대산업개발 7개월만에 또 붕괴 사고…추락한 신뢰-정몽규 책임론까지
  • 김상록
  • 승인 2022.01.12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안전 불감증' 기업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사고 이후 7개월만에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앞서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나가겠다"고 강조한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다짐이 무색해졌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인해 작업자 6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도로변 컨테이너에 머물던 작업자 2명이 건물 잔해에 갇혔고, 외벽에서 떨어진 구조물이 공사장 인근에 주차된 차량 20여 대를 덮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명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무게를 지탱하는 아래층의 콘크리트가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상층을 쌓아 올리다 거푸집이 무너지고, 그 충격 때문에 건물이 순차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광주광역시는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지역 내에서 진행 중인 5개 단지 약 9000가구 규모의 공사를 모두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발생 직후 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구조 안전 전문가 등 50여 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이날 유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전사의 역량을 다해 사고수습과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추가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수사기관의 조사와 국토교통부 등의 사고원인 규명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7개월 전 정 회장의 사과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불과 1년 사이 안전 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하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강도 높은 쇄신안을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선 없이 '사퇴쇼'로만 상황을 덮으려 한다면 세 번째, 네 번째 사고 또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산업개발은 우리시민들에게는 참 나쁜 기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시장은 "어젯밤 자정이 다되어서야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에 도착했고, 오늘 오전 10시에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건설현장의 참사가 반복되면서 우리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아야 하는지 분노스럽고 답답하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