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골프 전쟁’, 라이더컵 올해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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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의 ‘골프 전쟁’, 라이더컵 올해의 승자는?
  • 이정미
  • 승인 2021.09.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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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고의 골프축제 24~26일 3일간 열려

제 43회 ‘라이더컵’이 24~26일 미국 위스콘신 주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에서 열린다.

라이더컵은 2년마다 열리는 유럽과 미국의 남자 골프 대항전이다. 골프 팬들에게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선수 24명을 한자리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빅 이벤트’다. ‘라이더컵’ 조직에 따르면 이 대회는 평균 약 25만 명 이상의 갤러리가 코스장을 찾아 응원을 하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85개국 이상에 경기가 생중계 되며 5억7000만 가구가 라이더 컵을 시청하는 지구촌 최고의 골프축제다. 

무엇보다 라이더컵의 묘미는 논리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는 점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7년부터 2018년도(1997~2006, 2010~2012, 2018)까지 총 여덟 번 선수로 라이더컵에 출전했지만 1999년 딱 한번만 우승을 맛보았다. 전체 승률은 39%. 평균 4.5경기 출전, 1.4승이다. 95년 프로 데뷔 후 한해 10승, 9승을 하며 2012년까지 93승을 거둔 우즈인데 이게 가당키나 한 결과란 말인가! 도대체 왜?

유럽팀 단장 파드리그 해링턴이 2018년 유럽팀의 승리로 갖게 된 우승컵 ‘라이더컵’을 손에 들고 있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모습. 사진 라이더컵 공식사이트

미국은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가 라이더컵도 싹쓸이해주길 바랐지만 늘 빗나갔다. 급기야 2018년 미국 언론은 “21세기 들어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던 2008, 2016년 대회만 미국이 승리했다”고 콕 집어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그토록 사랑하는 타이거 우즈도 ‘비난’의 대상이 되는 라이더컵은 마치 ‘한일전’ ‘엘클라시코’ 축구처럼 ‘죽어도 이겨야 하는 대륙간 골프 전쟁’ 이다. 미국과 유럽은 여러 종목의 스포츠가 발달했지만 양 대륙에서 동시에 인기가 있는 종목은 골프가 유일하다. 때문에 골프 단체전에서 자웅을 겨뤄야 한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바로 라이더컵이다. 

라이더컵은 양 대륙을 대표하는 각각의 선수 12명이 첫째 날과 둘째 날 포섬(foursome), 포볼(fourball) 16개 경기를 갖고 마지막 날 일대일 싱글매치(12경기)를 치른다. 1경기 당 승점 1점, 무승부는 0.5점. 총 28점이 걸려 있고 14 대 14 무승부일 경우 전회 챔피언 팀(유럽)이 승리한다. 전 경기 매치플레이.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올해 열리는 2021 라이더컵의 승자는 누가 될까? 

초호화 전력 VS 풍부한 경험 어느 쪽이 웃을까?

전력 면에서 미국팀 선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웅장’해진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보인다. 8명의 선수가 세계랭킹 탑 10 안에 들어 있고 가장 낮은 랭킹이 21위이다. 또 이들은 2020~2021 시즌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펙덱스컵, WGC 대회,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총 18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라이더컵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 들어 아홉 번 열린 대회에서 7번이나 패배한 미국에게 라이더 컵을 번쩍 들어 올릴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처럼 보인다. 

미국팀의 주장 스티브 스트리커도 골프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유럽팀을 이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깊이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서류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계 랭킹에서도 우리가 더 강한 팀이다”고 말했다. 

유럽팀은 관록의 노련미가 돋보인다. 세계랭킹 1위 존람도 있다. 여기에 ‘라이더컵 킹’ 이안 폴터(14승), 역대 라이더컵 최고의 승수(22승) 기록을 갖고 있는 세르지오 가르시아, 20승의 리 웨스트우드, 11승의 로리 매킬로이 등이 포진하고 있다. 역대 라이더컵을 경험한 횟수도 유럽선수들이 평균 3.16회인 반면, 미국은 1회에 불과하다. 모리카와, 슈펠레 등 6명은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2016년 유럽팀이 미국 원정 대회에서 17대 11로 대패한 이유 중 하나도 ‘루키’ 선수들의 부진이었다. 12명 중 6명이 루키였는데 3명의 선수가 승점 0점을 기록했다. 3일 동안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라이더컵은 ‘서류’가 전부는 아니다. 2010년 웨일즈 대회에 첫 출전했던 미국팀의 선수는 포섬 대회 1번 홀에서 끝내 티샷을 치지 못하고 파트너가 쳐야 했다. 마치 축구장에 온 듯 한 갤러리들의 함성 속에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홀의 특성에 맞게 홀수 짝수 순으로 미리 정한 순번으로 티샷을 번갈아 쳐야 하는 작전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2021 라이더컵 미국팀 선수단. 사진 라이더컵 공식사이트

또 2014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렸던 대회 3일째 싱글매치 1번 홀(PAR 4. 426yd)에서도 미국의 베테랑 선수는 너무 긴장한 탓에 티샷을 150야드밖에 치지 못했다. 각각 그 한 홀이 전체 경기를 좌지우지 했다고 할 순 없겠으나 2010년 2014년 미국팀은 졌다. 

공동의 명분과 파트너십 ‘원팀’이 승리한다!

라이더컵이 매우 특별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의 시작은 ‘합숙’, 단체생활로 보인다. 골프는 지극히 개인인적인 스포츠이다. 스타플레이어 한명은 전문캐디, 스윙코치, 퍼팅코치, 멘털 관리 전문가, 트레이너, 에이전트, 식단관리사 등을 ‘고용’한다. 그들은 자신의 보스(스타플레이어)에게 ‘노우’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라이더컵은 대회가 시작되는 순간 일주일동안 호텔에서 ‘합숙’해야 한다.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처럼 단체생활이 시작되고 리더는 단장이다. 부단장도 5명이나 있다. 동료 선수를 위해 그것이 시시콜콜한 것이든 중차대한 것이든 양보도 해야 한다. 2년에 한 번씩 전혀 다른 일상을 경험해야 한다. ‘공동의 명분’을 위해 ‘나’ ‘스타’는 내려놓고 ‘우리’ ‘파트너십’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생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렇게 반드시 ‘원팀이’ 되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얼마 전 골프다이제스는 ‘유럽팀을 이기기 위해 (미국팀)단장 스티브 스트리커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컬럼에서 “초호화 군단 선수들로 하여금 라이더 컵이 열리는 일주일 동안은 자아를 저택에 남겨두고 팀의 역동성에 기대게 하는 것이 단장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프리마돈나들(스타 골퍼들)에게 “일주일 동안 여러분은 두 번째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1 라이더컵 유럽팀 선수단. 사진 라이더컵 공식사이트

이런 측면이라면 유럽팀은 일찍이 ‘원팀’에 대한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러피언 투어는 나라를 돌며 투어가 열리는데 선수들은 비행기도 함께 타고 짝을 지어 숙소를 정하고 대회 기간 ‘합숙’을 한다. 코스를 떠나서도 유대관계가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

2014년 스코틀랜드 홈에서 유럽팀이 승리했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그의 역할은 ‘원팀’ 특별 지도자였다. 퍼거슨 경은 선수는 물론 전 스태프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맨유의 원팀’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으며 2014년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스타중의 스타 로리 매킬로이의 아이디어로 퍼거슨 경이 초대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는 어떨까? 라이더 컵 팬들은 미국팀에 사이가 썩 좋지 않은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샘보가 한팀에 속해 있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투어에서 시시콜콜한 일로 사이가 틀어졌다. 2019년 초 켑카가 디샘보의 슬로우 플레이를 꼬집자 디샘보는 “난 규칙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치며 시작된 언쟁은 복근, 캐디 관련 등으로 2년째 진행 중이다. 

단장 스티브 스트리커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함께 경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고 못을 박았다. 팀 전략에서 제약이 발생한 건 반가운 일이 아니다. 켑카는 또 일주일 전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더컵의 팀 유대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코스 셋업과 갤러리..홈팀에 유리
올해 라이더 컵이 열리는 코스는 링스 코스이다. 전장 7,390야드 PAR 71. 세 번씩이나 메이저 대회가 열렸던 곳이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대회는 2015년 PGA챔피언십. 조던 스피스가 2위를 했고 브룩스 켑가가 4위, 더스틴 존슨 7위 등 성적이 좋았다. 6명의 선수는 데뷔 전이라 참여하지 못했다. 그만큼 ‘영파워’ 다. 유럽팀은 로리 매킬로이, 폴 케이시, 세르지오 가르시아 등이 이 코스를 알고 있지만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2015년 성적은 잊어도 된다. 아직 베일에 쌓여있지만 미국 선수들에 유리하게 코스가 완전 새롭게 셋업 됐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고 이는 전통적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2018 라이더컵 오프닝 티. 파리 르 골프 내셔널. 사진 라이더컵 공식사이트

다만 2016년 미국 홈에서 열렸고 미국이 승리한 대회는 ‘밑도 끝도 없는’ 넓은 페어웨이와 페어웨이 양측의 짧은 러프, 3일 내내 그린 위 ‘편안한 핀 위치’ 셋업에 대해 “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단 티 그라운드에서 최대한 그린에 가깝게 멀리 치고(똑바로 가거나 말거나) 그린에 올려 버디 혹은 파를 낚는 미국 선수들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단순’ 셋업이었다. ‘셋업의 미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코스 해협이 전형적인 유럽의 강점을 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유럽팀 단장에게 ‘경고’했다. 더스틴 존슨 등 장타자들이 즐비한 미국팀 선수들이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깊은 러프에 빠져 보기를 범하는) 준비를 했을 것이고 그린 스피드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날씨도 비교적 화창할 것으로 예고되었다. 태생적으로 궂은 링스 코스에서도 경기를 잘하는 유럽팀에게 날씨도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갤러리와의 ‘기싸움’이다. 라이더컵에서 갤러리가 없다면 더 이상 라이더 컵이 아니다. 원정팀 선수라면 코스, 상대편 선수 외에 갤러리와의 ‘싸움’에서도 정신승리를 해야 한다. 극도로 예민하고 멘탈이 강조되는 골프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올해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1일 입장 갤러리를 4만5000명으로 제한한다고 한다. 그나마 유럽의 원정 응원단은 입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체 갤러리 95% 이상이 일방적으로 미국팀을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편집위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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