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하면 '공개'·불리하면 입 닫아...오비맥주 신제품 '한맥', 시장에서 고전하는 듯[황찬교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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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하면 '공개'·불리하면 입 닫아...오비맥주 신제품 '한맥', 시장에서 고전하는 듯[황찬교의 딴짓딴지]
  • 황찬교
  • 승인 2021.03.18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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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제품 판매량은 공개하기 어렵다"(2021년 3월 15일)

"지난달 쿠팡에 입점한 카스 0.0이 일주일만에 초도 물량 5282박스가 완판됐다"(2020년 12월 11일)

"카스 라이트, 출시 45일만에 1000만병 판매했다"(2020년 6월 16일)

모두 오비맥주로부터 나온 멘트다. 첫 번째 대답은 지난 2월 출시한 '한맥'의 판매량에 대한 답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카스 0.0'와 그해 5월 출시된 '카스 라이트'의 인기를 홍보하기 위해 오비맥주가 스스로 내놓은 답이다.

통상 주류업계에서는 새로운 술이 선보인 후 한두 달 정도의 판매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언론사의 질문에 답함으로써 신제품이 주당들에게 인기가 있음을 은근히 자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판매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제품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맥은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테라'의 대항마로 출시됐다. 테라의 경우 지난 2019년 3월 출시 이후 100일만에 1억 병을 판매하며 맥주 시장에 '녹색 바람'을 일으켰다. 소위 대박을 친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누적 13억병을 팔아치웠을 정도다.

한맥은 테라와 차별점을 부각해야 했다. 녹색 바람은 이미 테라가 차지했기에 다른 요소로 치고 나가야 했을 것이다. 예전 1993년 출시된 하이트맥주는 당시 '150m 암반수'를 들고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맥주의 성분에 주목한 것이다. 오비맥주도 하이트맥주처럼 성분에 주목해 한맥의 존재 의미를 '쌀'에서 찾게 됐다. 

한맥 출시 당시 오비맥주는 "한맥은 쌀을 함유해 깊이 있으면서도 깔끔함을 잃지 않은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다. 최상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자 지역 농부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 100% 국내산 고품질 쌀만을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쌀을 강조하고자 병 라벨를 벼를 들고 있는 농부 캐리커처로 디자인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호주 청정 맥아'에 오비맥주는 '고품질 국산쌀' 마케팅으로 치고 나온 것이다.   
 

한맥에 사용된 국산쌀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병에 표시된 성분표시에는 맥아, 전분 다음으로 쌀이 적혀 있다. 성분 표기 방식은 함량이 높은 순으로 기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감안하면 한맥의 쌀 함유량을 맥아, 전분보다는 적다고 짐작할 수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에 쌀이 포함되면 맛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하지만 쌀이 일정 비율 이상 섞이면 밍밍해질 수 있다"며, "이런 우려 때문에 (한맥의 쌀 양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맥주에 사용되는 쌀은 맥아보다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확인하고자 한국면세뉴스는 지난 12일 한맥의 국산쌀 비중과 맥아와 쌀의 단가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오비맥주 관계자는 "회사 행사가 끝나면 답변을 주겠다"고 전하곤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한편 오비맥주는 지난 12일 비장의 무기인 투명 맥주병 신제품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당시 배하준 사장은 “10년간 1위에 안주하지 않겠다. 그 1위 자리를 넘는 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장과 회사가 거는 올 뉴 카스의 기대감이 대단해 보였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올 뉴 카스가 '1위를 넘는 무엇'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오비맥주는 개별 제품에 대한 판매 수치는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했으니...내달에 동네 맥주집 사장님에게 여쭤봐야 하나.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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