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집이 없고, 넌 주인이 없구나'...전국 미분양 주택 1만9005호 [민병권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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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집이 없고, 넌 주인이 없구나'...전국 미분양 주택 1만9005호 [민병권의 딴짓딴지]
  • 민병권
  • 승인 2021.01.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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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세대 때부터 우리는 내 집, 내 땅에 대한 애착이 컸다. 기러기 철새보단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는 텃새 까치가 더 정겨운 이유다. 기러기 들어간 노래는 대부분 슬프다.

국토교통부(장관 변창흠)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 물량이 총 1만9005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2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131호, 지방은 1만6874호다. 이 중 강원도가 3115호로 가장 많았으며, 세종시는 미분양 주택 '0'으로 최근 부동산 광풍 열기를 실감케 한다. 천혜의 관광지 제주도는 1095호로 강원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국민이 최애하는 명실상부한 관광지인데, 역시나 가고 싶은 곳과 살고 싶은 곳은 달랐다.

규모별 전체 미분양 물량을 보면 60~80㎡ 중형 주택이 1만3665호로 가장 많았으며 60㎡ 이하 소형 주택이 4640호, 85㎡ 초과 대형 주택은 700호였다. 이 수치 또한 "집은 넓혀 갈 순 있어도 줄여서는 못 간다"란 시대불명의 명언을 떠오르게 한다.

감자에 싹이 나면 00칩이라고 했던가? 대풍에 따른 농작물 가격하락은 일 년간 애써온 농민의 눈가를 촉촉하게 한다. 때문에 정부는 가을추매와 같은 비축 농산물을 구매한다. 그 이름도 예쁜 '정부美'. 농민분들은 조금이나마 시름을 덜 수 있어 좋고, 주머니 사정이 폭폭한 난 양질의 백미를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좋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 총 5곳이다. 여기에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근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까지 대폭 확대하는 광역교통 개선대책도 내놓았다.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수도권에 숨바람을 계~속 불어넣고 있다. 정부의 공공재개발 후보지도 8곳이나 선정됐다. 수도권이다. 지방 자치 단체가 바라보는 정부의 수도권 사랑은 어떤 눈빛일까? "서울로~ 서울로~는 이젠 수도권으로~"란 테마로 확대됐다.

국토부의 2002년 5월 이후 최저 미분양 주택 물량이란 발표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서 뭐가 어떻다고요?"란 매미 소리만 맴맴돈다.

안 그래도 과밀한 수도권 지역에, 애써 확대경을 들이댄 정부의 공공복지개발은 대한민국 전국 국민에게서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미분양 주택 물량을 정부가 추매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을 주고, 균형 있는 국토개발도 할 수 있는 공공복지 아이디어는 무리한 기대일까?

수도권 경계를 넘어선 정부의 배포 큰 '부동산 공공복지 프로젝트'는 국민 모두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바람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미분양 물량 대비 역대 최대치 소망일 것이다. 집 앞 높은 나뭇가지 위에 있던 까치집이 어제 불어닥친 강풍으로 온데간데가 없다. 곧 있으면 설이다. 

사진=국토교통부, KTV캡처

글. 민병권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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