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짜장면 배달의 나비 효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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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짜장면 배달의 나비 효과(1)
  • 박주범
  • 승인 2021.01.1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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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역대급 추위라는 말이 실감 났다. 지난 주 전국 곳곳이 기상 관측이래 최저 기온을 찍었다. 서울이 이번보다 더 추운 때가 있었나 찾아봤더니,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은 1927년 12월 31일의 영하 23.1도였다고 한다.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탔다는 어르신들의 말씀, ‘근거는 있는 전설이었구나.’

코로나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손실이 더 커졌지만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가까운 주위에 낙상 사고 소식도 있지만,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6대 도시 사망률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파 다음 날 모든 연령대의 사망률은 7.1%, 어르신의 사망률은 10%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사망자 수도 1월과 12월 순으로 많았는데, 여름철보다 최대 15% 정도 높은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패딩을 하나 더 사는 것은 보류해야 한다. '겨울은 춥다'라는 공식은 전혀 완성되지 않았다.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어느 해에는 따뜻했다가, 또 추워지는 일이 종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전 해의 겨울은 한파 일수가 전국 평균 0.3일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기온은 3.1℃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그냥 예측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음식 배달을 자주 하지 않는데, 춥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중국 음식을 배달 시켰다. 짜장과 짬뽕, 양장피 세 가지 음식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맙소사" 9개나 딸려 왔다. 인간이 편리하게 쓰고 버리는 화학 물질들이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온난화는 신종 바이러스를 마을로 내려오게 했다. 또 가장 따뜻한 겨울과 가장 추운 겨울이 시소게임 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배달앱을 누른 왼쪽 엄지와 오른쪽 검지의 나비 효과 아닌가? 

음식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에는 PP라고 적혀 있다. 비우고 깨끗이 세척해서 분리배출 하면 재활용이 잘 되는 재질이다. 짬뽕 국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두른 랩은 PVC. 소시지 포장재, 교과서 비닐 커버, 휴대전화 케이스 등에 쓰인다. 플라스틱 종류이지만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PVC는 염소 성분이 많아서 태울 때 염화수소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문하지 않은 일회용 수저도 딸려왔다. 무상 제공이 금지되어 있지만 배달이나 포장을 할 때는 예외로 적용된다.

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대부분 업소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쓴다. 통계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9년 대비 15.6%가 증가했다. 초록색 멜라민 그릇에 배달하고 이튿날 가져 가던 중식당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회용 용기가 다회용기보다 더 위생적’이라는 고정관념도 크게 한 몫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일회용품 대체 서비스인 트래쉬 버스터즈가 오염도를 테스트한 결과를 보면, 포장재를 바로 뜯은 일회용기의 세균이 세척 후 살균한 다회용기보다 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몰라서 저지르는 실수가 10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로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1995년부터 재활용가능자원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왔는데, 그렇게 분리 수거된 자원 중 7할이 폐기됐다.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 일회용기도 씻어서 배출해야 한다는 것부터 함께 알고 가자. 소스가 묻은 비닐도 마찬가지다. 이물질이 묻은 일회용기는 멀쩡한 페트, 플라스틱까지 오염시켜 재활용을 불가능하게 한다.

(다음 주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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