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한국 제철 골프?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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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한국 제철 골프? 등산?
  • 박주범
  • 승인 2020.11.04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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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미국 사는 친구가 얼마 전 한국에 왔다. 10년 전 미국 갔을 때 친구집 근처 퍼블릭골프장에서 아침 산책 삼아 매일 라운딩을 함께 한 추억이 있다. 이번엔 내가 가이드해야지 하고 골프 부킹을 해보려고 하는데 영 만만치 않았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 가까운 곳은 주중 예약도 힘들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최근 골프를 시작했다는 어느 시민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언택트 시대에 헬스장이나 수영장 가는 것보다 골프가 나을 것 같아 시작했다는. 

올해 들어 골프는 여러 면에서 신세대에게 버림 받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단숨에 뒤집은 스포츠 종목이 됐다. 회원권 가격 상승률을 보자. 회원권거래소들이 내놓는 자료에 따르면, 레이크사이드, 금강, 크리스탈밸리 등은 올해 들어 회원권 시세가 50%이상 뛰었고, 비전힐스, 레이크우드, 발리오스VIP, 블루헤런 등 30% 이상 가격이 상승한 회원권도 부지기수다.

소위 비즈니스 때문에 법인이 보유한다는 무기명 회원권은 30억원에 육박하는 시세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매력. 코로나19 시대에 돋보이는 골프의 장점이다.

친구에게 평일에도 경기도권 골프장은 인당 20만원 이하로 라운딩이 힘들다고 하니 놀란다. 거의 매년 한국에 왔지만 올해 라운딩 비용이 최고라고 한다. 맞다. 그 친구 미국 집에 머물며 아침 산책 삼아 가던 '타마락'이라는 뉴저지 변두리 골프장은 한국처럼 관리가 잘 되어있진 않았지만 한화 3만원이면 18홀을 돌 수 있었다. 캐디 없이 걸어서 코스를 돌지만, 카트를 추가로 빌려도 인당 1만원쯤 더 낸다. '쉬멍놀멍' 코스를 돈다. 외부 식당보다 서너 배 비싼 두부김치와 막걸리를 파는 그늘집은 없지만, 싸온 음식을 먹다가 뒷팀을 몇 팀이든 먼저 보내도 된다. 평소 밥 잘 사는 동반자에게 멀리건을 무제한 줘도 뭐라는 사람이 없다. 수입차 렌트비보다 비싼 한국 골프장 카트비에 비하면 오분의 일 가격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코스 관리와 조경은 한국 골프장을 못 따라 간다. 하지만 5~6분 간격으로 쫓아오는 뒷팀에 중급 실력을 갖고도 캐디에게 시간 독촉까지 받을 때면 약이 안 오를 수 없다.

"친구야 단풍 지기 전에 북한산이나 갈까?"

그러나 친구는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고국의 가을 하늘 아래에서 제철 골프를 원한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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