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 의원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가족장이라고 그랬는데 ‘왔을 때 어떻게 대할까?’ 생각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두어 걸음을 툭 앞으로 나오더니 손을 딱 잡더라"고 했다.
이어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 ‘제가 오는 게 유족들에게 불편하실까 봐서 올까 말까 고민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 이렇게 와주신 것 자체로 많은 위로다’ 그리고 옆에 있던 홍라희 여사도 고맙다고 하시면서 뭔가를 이렇게 간절하게 저한테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가 "뭐라고 하셨냐"고 묻자 "말씀 안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냥 저는 제 드린 말씀 다 드렸고. 그냥 좀 거기 다른 메시지를 전하러 간 게 아니기 때문에 애도의 말씀을 전하러 갔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서로 편한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장례식장이라고 하는 데가 서로 약간 감정이, 묵은 감정이 있거나 이런 거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하다"며 "그가 삼성이라고 하는 그룹을 이끌면서 시작한 지는 꽤 됐지만 그 사이 여러 실수도 있고 문제도 많이 일으켰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제가 개인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적도 없고 그 일가분들은 전혀 모른다. 이건희, 이재용 총수 일가에 대해서 매우 엄격하게 사회적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는 이유는 무슨 감정이 있거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삼성이라고 하는 기업이 잘 되기를 바라고 한국 경제가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 이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은 28일 이날 오전 치러졌다. 이 회장의 운구는 화성사업장을 지나 이 회장의 조부모 등 선대 조상들이 묻혀 있는 수원 가족 선산으로 향했다. 장례일정은 28일 오후 늦게 마무리될 예정이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