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포위된 면세업계, 출구전략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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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포위된 면세업계, 출구전략 있을까
  • 백진
  • 승인 2015.06.3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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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의 등불 같은…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면세산업
지속적인 성장위해선 맷집 키워야
6월 마지막 주,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간 각 백화점들은 메르스 악재 속에서 2~3% 매출신장을 보이며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주말을 기점으로 메르스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국내 소비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 그러나 면세업계까지 그 훈풍이 도달하진 못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외국인들, 즉 중국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도 좀처럼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하는 면세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면세뉴스는 국내·외 크고 작은 사건들에 큰 영향을 받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국내 면세산업의 현실을 진단해 보고, 업계가 외부충격 유연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학계의 주문 ‘메르스에 포위된 면세업계, 출구전략 있을까'
2.업계의 역할 ‘생존을 위한 다변화 전략, 빅데이터 분석부터 시작해야’
3.정부‧기관의 협조 ‘업계부양 위한 해결책, 결국 이곳에서부터 시작’


국내 면세산업이 중국인 관광객 매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메르스 사태로 인해 현실화됐다. 좀체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 상황이다. 사스와 금융위기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업게 당사자들조차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라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결국 한 국가에 의존한 관광업의 취약성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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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경우 2009년 이후 중국인관광객이 일본관광객을 추월한 이후 2012년 18만3,000명, 지난해 9만6,000명이고 올해 들어서도 6월까지 채 2만 명을 넘지 못했다. 제주관광대 고창균 교수는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관광업의 특성상 세월호와 메르스로 2년 연속 제주도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여기에 항공사들이 적자가 누적된 제주∼일본 직항노선을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중단한다는 방침이라 더욱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면세점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면세점 홍보 담당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1~2% 고객들을 위해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을 벌이는 것보다 잘되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어차피 지금은 뭘 해도 먹히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행동보다 신중하게 추이를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계의 시각은 이러한 기업의 논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한국유통학회 안승호 회장은 “국내 관광관련 산업들 대부분 중국인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한쪽으로 쏠린 채 관광산업의 덩치만 비대해졌다”며 “지금은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도록 관광업계 전반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많은 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 경제적 위기 상황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때마다 현명한 대처를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는 발전을 지향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일랜드 대기근’를 들 수 있다. 19세기 후반 아일랜드인들이 대기근을 겪었던 이유는 주식이었던 감자에 역병이 돌았기 때문이다. 감자에 의존하던 인구의 1/3은 대폭 줄어든 생산량에 대체 식물이 존재하지 않아 수백만이 아사했다. 결과적으로 아일랜드 국민의 절반이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극단적인 예일 수 있지만, 과연 지금의 국내 관광업계 현실이 저 당시 아일랜드의 상황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이 주문처럼 외는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에서 이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린다”는 소극적 태도보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안에서도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는 많다. 높은 수준을 갖춘 국내 의료산업을 기반으로 한 관광 상품 개발과 과거 겨울연가 등으로 일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것처럼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와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전기밥솥과 녹즙기, 주방용품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국내산 히트 상품의 발굴, 국적별로 세분화된 고객 마케팅 전략들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서울‧부산‧제주 등 주요 관광지의 특성을 살려 차별화된 이미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에 걸맞은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업계의 몫으로 남았다. 물론 서비스 질과 가격경쟁력 역시 갖춰져야만 한다.


안승호 회장은 “국내 관광산업의 다변화 전략에 답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외부 환경요인에 따라 산업이 침체되는 이유는 탄력적 대응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업계가 기존 관행에 따라 움직이기 보다는 시대와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관점과 접근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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