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건설사들 왜 이러나? 아이파크 콘센트에서 물이 '콸콸', 힐스테이트 샤워기에선 '쇠침'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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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건설사들 왜 이러나? 아이파크 콘센트에서 물이 '콸콸', 힐스테이트 샤워기에선 '쇠침' 쏟아져
  • 황찬교
  • 승인 2020.09.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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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이 지은 아파트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0일 현재 20여건, 900억원대 하자 관련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억원 이상 소송만을 집계한 숫자다. 20억원 미만 소송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앞으로는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내집 마련의 기회를 잡기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대출로 아파트를 구매한 입주자들은 부실시공 아파트를 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0일 한 매체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김포시 새 아파트 샤워기에서 수돗물과 함께 1cm 크기의 날카로운 '쇠침'이 쏟아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양치질을 하던 어른은 물론, 샤워를 하던 어린 아이들까지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이 아파트는 천장 쓰레기 무단방치, 누수, 외벽 크랙 발생 등 종합 부실공사 논란에 휘말린 곳이기도 하다.

이 아파트 수도에서 나온 쇳조각은 욕실에 설치된 수전 연결부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는 입주민의 피해 민원 접수 이후 납품사를 불러 사안을 확인하고 전수조사를 진행, 후속조치 마련에 나선 상태다. 관할 지자체도 민원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한 입주민은 "입주 이후 이곳에서 여러 차례 아이를 샤워시키고 수돗물로 요리까지 했는데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며 "단순한 이물질이면 그냥 넘어가겠는데 이거는 사실상 흉기다. 필터샤워헤드와 필터수전을 설치하지 않으면 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아파트 가격 때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어렵사리 구입한 아파트인데 어떻게 이렇게 부실하게 지을 수 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곳은 지난달 초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21층, 52개 동, 3510가구, 2개 단지(1단지 1568가구, 2단지 1942가구)로 설계됐다. 특히 이곳은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직접 시행·시공에 참여해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가 붙인 아파트여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더욱 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주민들의 하자신고가 접수되자마자 관련 납품사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욕실 수전 연결 부위에서 이물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입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전수 처리하기로 했으며 입주자협의회 측과 꾸준히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15일 입주를 시작한 전주 '서신아이파크e편한세상'도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서신아이파크e편한세상'은 전주 바구멀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아파트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9위와 3위에 오른 HDC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았다. 그러나 입주한 지 얼마되지 않아 곳곳에서 누수와 균열, 공팡이 등 하자가 발견돼 입주민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차장 외벽은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바닥은 일부 갈라지고 들뜸 현상이 나타났다. 또 상가 건물 콘센트에서는 물이 흘러 화재나 감전에도 노출돼 있어 빠른 시정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하자로 인정한 부분을 파악 중이며 입주자 대표회의가 구성되면 하자보수에 대한 의견을 듣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대림산업은 "대림산업 담당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 이후 즉각 보수공사를 진행해 일부 마무리를 지었다"고 말했다.

이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경기도 하남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외벽이 갈라지는 등 부실시공이 확인돼 입주민들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발생하는 부실시공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3일 아파트 감리자의 공정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이유리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공동주택 하자 발생의 주된 요인인 공사지연으로 인한 부실 마감 공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며 "고품질의 공동주택이 건설되고 공동주택 입주자의 하자 피해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회사가 지은 아파트에서도 물이 세고 크랙이 발생하고 심지어 수전에서 '쇠침'이 나오는 등 부실 수준도 '大기업'화 되고 있다. '영끌'로 황폐해진 이 나라 무주택자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주기 위해선 건설사들의 제대로 된 시공과 정부의 꼼꼼한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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