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뒷배 있나?"..KB국민 셀러론, 불법대부업 최대금리(6%) 근접...금감원 뒷짐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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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뒷배 있나?"..KB국민 셀러론, 불법대부업 최대금리(6%) 근접...금감원 뒷짐도 한몫
  • 황찬교
  • 승인 2020.07.1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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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가면서 시중은행들은 여신(대출) 먹거리를 찾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위메프, 쿠팡, 무신사, 이베이코리아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셀러를 대상으로 한 셀러론이 5%대 고율의 이자를 받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그 중심에 KB국민은행이 판매하는 'KB셀러론'이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11월 은행권 중에서는 처음으로 e커머스 금융 KB셀러론을 출시했다. 셀러론은 말 그대로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과 같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가입해서 상품을 팔고 있는 '판매자(셀러)'를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은행은 상품판매대금을 담보로 판매대금의 80~90%까지 먼저 정산을 해준 후 해당 금액만큼 추후에 온라인 마켓에서 자동으로 상환받는 구조라 부실 위험이 거의 없다. 사실상 연체율이 '제로(0)'인 것이다.

더욱이 만약 셀러의 자금상황이 문제가 생겨 은행이 돈을 받지 못한다면, 은행은 상환권을 발동해 e커머스 기업에 판매자에게 빌려준 자금을 대신 상환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외상매출채권과 비슷한 구조로 상환권까지 있어 상당히 안정적인 대출상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협약을 맺은 업체를 취재한 결과, 2018년 첫 시행 이후 KB국민은행이 셀러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대출상환율이 100%인 셈이다.

KB셀러론 개요

하지만 KB셀러론 금리는 4.8%~5.8%에서 형성돼 있다. 부도율이 0%에 가까운 것에 비해 너무 높은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연체율이 1%대 이하로 비교적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1%대로 떨어졌다. 한국시티은행은 거래규모가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연 1.48%의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았다. 셀러론보다 1/3이상 금리가 저렴한 셈이다.

한 오픈마켓 셀러는 "보통 판매대금 정산이 가장 빠른 곳이 배송완료 후 10일~12일이고 어떤 곳은 2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 있다. 장사를 해 본 사람은 판매하고 또 상품을 사오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1~2달 자금이 묶여 있으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KB셀러론과 같은 정산대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 상품이 늘어나는 것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처럼 희소식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판매자 신용과 상관없이 판매대금을 담보로 하는 상품인데 주담대보다도 3배 이상 비싼 고금리를 챙기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볼멘 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한국면세뉴스가 '상환율 100%인 대출상품의 금리가 5% 대로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의에 KB국민은행은 "연리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상품의 경우 단기 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여신은 담보대출이 아니다. 업체로부터 판매자 채권을 양도받는 것"이라며 "기존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P2P 업체 대출의 이율이 15% 이상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이율로 자금 편의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불성설이다. 계약서 상의 형식이 어떻든 판매대금을 담보로 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환율이 100%인 것이다. 

이에 금감원 은행감독국 담당자는 "대출금리는 시장경제에서의 가격이다"며 "수요과 공급에 의해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모범기준에 따라 은행을 지도하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것에 대해 관여하지는 않고, 특별히 사회적 이슈가 크지 않는 한 은행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은행은 절대 '갑'이다. '돈'을 쥐고 있는 곳은 은행이기 때문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영세 셀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는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 자영업자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은행들도 무상지원은 아니더라도 자영업자 입장에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 5월 25일부터 시작하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에 대해 연 2.9%의 상한금리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에게 빌려 주는 대출 금리가 '최대' 연 2.9%인 것이다. 

KB셀러론을 소개하면서 국민은행은 "기존 담보나 보증 중심의 대출 관행을 벗어나 혁신금융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혁신금융이 은행만 배불리는 혁신이 아니길 바란다. 

또한, 금감원 등 정부도 시장논리라고 뒷짐만 지고 있을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감독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정부는 '대부업 등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8월 1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불법 대부업체가 받을 수 이자를 연 6%로 낮추는게 골자다. 하지만 정작 1금융 은행들은 여전히 '땅짚고 헤엄치기"식 고금리 이자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 = KB국민은행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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