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로 꽁꽁 언 면세점, 뾰족한 대응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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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로 꽁꽁 언 면세점, 뾰족한 대응책 없나?
  • 박문구
  • 승인 2015.06.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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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 6월 8일 방한예약 취소자 약 5만 4,400명
면세점 손님 뚝 끊겨, “대응책 없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

메르스 사태로 인한 후폭풍으로 면세점 주요 매출원인 중화권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면세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8일까지 방한예약 누적 취소자가 약 5만 4,4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면세점 주요 매출원인 중화권 관광객이 5일~8일간, 방한예약 취소자가 중국 약 1만 9,420명, 대만 약 5,400명, 홍콩 약 1,300명으로 중화권에서만 약 2만 6,120명이 방한 예약을 취소한 상황이다. 중화권 관광객의 방한 취소가 급증하는 이유로 사스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3년 사스 공포에 빠진 중국은 사스와의 전쟁을 마칠 때까지 전체 사망자 648명, 경제적 손실 2,100억 위안(약 37조원)에 달할 정도의 국가적 재난을 당한 바 있다.

지난 7일 중국인 매출이 가장 높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방문했을 때에도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이 보이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 면세점 매장 직원은 “보는 것처럼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며 “기존 손님의 절반 이상은 줄어든 것 같다. 앞으로 매출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메르스 환자 발생 이전과 비교해 6월 첫째 주 면세점 매출이 최대 13% 줄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면세점 업계에서는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은 뚜렷한 대응법 없이 지켜보는 중” 이라며 “메르스 사태에 따른 협회 등 관련 기관에서 아직까지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메르스 비상대책본부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나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없기에 딱히 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리스크 방역도 시급'이라는 보고서를 내 이번 메르스 사태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 국내 실물경기의 개선 흐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스 트라우마가 있는 중화권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기에 백화점, 면세점 등 관련 업계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메르스 사태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소비회복의 흐름을 꺾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에도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지난해 방문한 외국인이 약 1,400만명으로 이중 중국인이 43%를 차지했었다” 며 “메르스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 면세점은 매출 둔화의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면세업계 타격 역시 장기화될 것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관광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 1월~4월간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이 125만 명, 일본이 132만 명으로 역전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까지 지속된다면 중국인 관광 트렌드가 일본으로 완전하게 역전당할지 우려된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면세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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