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오는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을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계올림픽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3차례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IOC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전화 회담을 열고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에 관련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논의한 결과 도쿄올림픽을 2020년 이후로 재조정해야 하며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전화 회담에는 IOC에서 바흐 위원장 이외에 존 코트스 조정위원회 위원장, 크로스토퍼 드 케퍼 사무총장, 크리스토퍼 두비 집행위원이 참석했으며,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를 비롯해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경기조직위원회 회장,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함께 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국내 봉송을 앞둔 올림픽 성화는 그대로 일본에 머무르며, 명칭 또한 '2020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도 이날 오후 8시 바흐 위원장과의 전화 회담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바흐 위원장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망언제조기로 유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18일 아소 부총리가 이날 열린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해 묻자 “올림픽은 40년마다 문제가 생겼다.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것처럼 결국 도쿄올림픽도 40년주기 올림픽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했다.
1940년 겨울 삿포로올림픽과 그해 여름에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도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66개국이 대거 참가하지 않았다.
또한, 아베 총리가 지난 19일 참의원(參議院·상원) 총무위원회에서 자신이 언급한 ‘완전한 형태’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 “규모는 축소하지 않고 또한 관객도 당연히 함께 감동을 맛보는 것”이라고 밝힌 꿈도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