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혼란 속 일본 정부만 "올림픽 예정대로 개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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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혼란 속 일본 정부만 "올림픽 예정대로 개최" 고집
  • 이태문
  • 승인 2020.03.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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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축제 분위기는 갈수록 퇴색, 일본 국민들조차 왜 올림픽 개최를 고집하는지 의문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인 확산 사태로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6단계 경보 가운데 최고 경보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pandemic)을 선포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이 1천 명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확진자가 나흘 만에 5배로 늘었으며, 프랑스는 무기한 휴교를 선언했다.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유럽발 입국을 30일 가량 금지시킨 상태다.

뿐만 아니라 수석부통령과 장관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란은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429명으로 늘어났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자체를 봉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혼란 속에 올림픽을 주최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올림픽 강행을 외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지사는12일 아베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 개최에 변함이 없다"면서 "IOC와 대회 조직위, 도쿄도가 지금 같은 개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아베 정권의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12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향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 조직위원회, 도쿄도(東京都)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준비를 진행해 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처럼 변함없이 준비할 것”이라며 “결정권은 IOC에 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개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에 앞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 집행위원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사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2일까지 확진자 1364명, 사망자 24명으로 집계됐으며,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34곳으로 확산되었다. 인구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검사 횟수(4일 현재 누적 8111 건)에 그쳐 의료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이에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이 100만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이 PCR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가 반발로 2시간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분위기가 전혀 무르익지 않고 일본 국민들조차 왜 올림픽을 고집하는지 의문시하는 가운데 취소 혹은 연기의 선택보다는 예정대로의 개최를 고집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5월 초까지 일본 내 코로나19 종식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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