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SKT] 노소영 VS 최태원 '1.4조' 소송 …세기의 이혼 ’진흙탕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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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SKT] 노소영 VS 최태원 '1.4조' 소송 …세기의 이혼 ’진흙탕 스타트'
  • 박홍규
  • 승인 2019.12.0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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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 "치욕적… 희망 안보여"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SK주식 42.3%·위자료 3억 분할 요구
사실상 2대 주주… 지배구조 바뀔수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1.4조에 달하는 재산 분할 맞소송을 4일 냈다. 이혼 자체를 반대했던 기존 입장에서 1조4000억원 상당의 재산 분할을 요구한 것이다. 건국 이후 최대 규모며 전 세계적으로도 순위권일 정도로 거액의 소송이어서 관심과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또 SK그룹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그룹 전체의 구조 또는 미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극비리에 진행됐던 이들의 결혼식도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노소영 관장은 4일 서울가정법원에 최태원 회장의 이혼 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다. 노소영 관장은 이혼 조건으로 최태원 회장에게 위자료 '3억원' 지급과 보유한 회사 주식 '42.29%'를 분할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노 관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습니다.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큰 딸도 결혼하여 잘 살고 있고 막내도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그리고 노 관장은 "지난 삼십 년은 제가 믿는 가정을 위해 아낌없이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가정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가정'을 좀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하고 싶습니다. 저의 남은 여생은 사회를 위해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하겠습니다. 끝까지 가정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저의 아이들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노소영"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가 있다고 공개하며 노소영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017년 7월에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협의를 이루지 못해 지난해부터 서울가정법원에서 정식 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4회 변론기일에 처음으로 직접 법원에 출석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1월 17일이다.

이제 이혼 소송의 핵심 쟁점은 재산 분할이 얼마나 될지로 옮겨졌다. 최 회장의 자산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재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동산과 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이 SK 지분 18.44% 등 유가증권 형태다.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재산은 결혼한 뒤 함께 일군 공동 재산이어서, 최 회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 등이 공동 재산인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에선 이번 이혼 소송 결과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K㈜의 최대주주는 최 회장(18.44%)으로 노 관장은 주식의 0.01%만을 보유한 상태다. 그러나 최 회장 보유 주식 42.3%를 분할할 경우 최 회장은 10.7%, 노 관장은 7.74%를 차지하게 된다. 사실상 노 관장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또 일각에서는 애써, 노 관장의 주장이 '현실적 파급력까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간의 이혼 소송에서 임 전 고문 측은 1조2000억원의 재산 분할을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141억원만을 인정한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盧측 그룹경영에 관여 안해 불리 전망
1월 17일, 5번째 변론 예정

하지만 노소영 관장의 주장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대표적인 정략 결혼이었기 때문이다. 1988년 결혼 당시 노태우 현직 대통령의 딸과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 올린 극비 결혼식을 '보통사람들의 아름다운 혼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때도 적었다. 

1988년 '우먼센스' 10월호 기사에 따르면 "사진은 9월 13일 열린 결혼식에 앞서, 9월 9일 롯데월드호텔 3층 크리스탈룸에서 열린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패션쇼에 참석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모습이다. 최 회장은 흰색 재킷에 파란색 셔츠의 간편한 평상복을, 노 관장은 금빛 무늬를 박은 앙드레 김 특유의 앙상블을 입고 취재진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중략) 극비리에 진행되고, 사진 한 장 공개되지 않은 대통령가의 혼사는 확실히 ‘보통결혼식’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적고 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 장녀 노소영,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장남 최태원-초대받지 못한 보통결혼식' '예물교환, 폐백도 생략'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결혼을 보도했다. 당시엔 소설 '여자의 남자'처럼 대통령의 딸과 재벌의 아들이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화제였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현재 국무총리의 주례로 열렸다.  또 노소영 관장의 이름이 최태원 회장 보다 먼저 등장하는 등 당시 두 사람의 '서열'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결혼 이후 재계 서열 중위권이었던 선경그룹은 승승장구 하게된다. 한국이동통신(현 SKT)를 한국통신(KT)으로부터 인수하면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 등을 중심으로 거세게 '특혜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업권을 반납하기에 이른다. 이어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며 신규사업자 선정을 통해 다시 이동통신업에 진출하며 그룹의 제2 초석을 다지는데 이른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운명적인 사랑인지, 정경유착의 정략결혼이었는지는 이제 재판 과정을 통해 일부나마 밝혀질 전망이다. 또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오늘이 있기까지 '대통령의 딸' 노소영 관장이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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