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점점 소비 편식으로 국내 경기 온기 안 돌아
배달, 식음료 배송 급증…반면 서적–가구–스포츠 레저용품 등 감소 또는 정체
1~2인 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학적 현상도 영향
지난 3일 통계청은 ‘2019년 10월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를 발표했다.(본지 12월 4일자 보도 ‘온라인이 대세, 10월 11.8조 기록 '새벽배송 총알배송 배달앱 따이고우…' 참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쿠팡, 마켓컬리 등을 통한 거래가 하루 4000억원 꼴로 11조 8055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전월 9월보다 6293억원이 늘어났으며,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17.5% 성장하여 1조 7426억원이 증가했다.
본지 보도에서도 밝혔듯이 온라인쇼핑의 이런 고공행진은 새벽배송, 총알배송, 배달앱 등의 온라인 음식 주문이 전년 대비 증가율 80.6%에 달할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음식료품과 화장품의 온라인 구매가 상당히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료품과 화장품은 전년 대비 각 29.5%와 28.2% 상승하여 평균 상승률 17.5%를 상회한 것이다.
대부분의 품목들이 작년 10월과 올해 9월 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쇼핑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하락 내지는 정체되고 있는 품목이나 서비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문화 및 레저 서비스'는 작년 대비 오히려 3.8% 감소했다. ‘의복’ 품목은 불과 0.3% 증가하는 데에 그쳤으며, ‘서적’ 2.0%, ‘가구’ 3.7%, 그리고 ‘스포츠–레저용품’은 2.5% 증가로, 이는 전체 증가율에 비하면 정체한 것과 마찬가지다.
'서적'은 전월인 9월과 비교하면 무려 8.7% 감소하여 작년보다 감소폭이 훨씬 커졌다.‘패션용품 및 악세서리’도 전월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패션용품 및 악세서리’ 품목은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10.6% 증가했지만, 이 또한 평균치보다 꽤 낮은 수치이다.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음식 배달 주문과 음식료품 온라인 구매는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비해 책이나 스포츠 레저용품, 패션용품과 악세서리는 감소 또는 정체하고 있거나, 온라인 쇼핑 평균 성장률에 미치지 못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비 17.5%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온라인 소비가 점점 편식화 되는 경향 또한 함께 보여주고 있다. 사회 인구적 변화에 따라 온라인으로 음식을 배달하고 식음료 상품을 집에서 주문하는 흐름은 거부할 수 없으나, 이들 품목을 살펴 보면 생활 또는 생존하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상품이나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온라인으로 구매해서 먹든 밖으로 나가서 즐기든 어차피 필요한 물품이라는 의미다.
이런 행태는 모바일 쇼핑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모바일 쇼핑 품목 중 음식서비스와 e쿠폰서비스의 증가율이 작년에 비해 각 93.8%, 89.8%로 급증한 반면, 문화 및 레저서비스는 12.8% 감소했고, 의복과 스포츠–레저용품은 각 3.5%, 3.7%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국내 경기가 살아나려면 책이나 스포츠용품, 외출해서 사용하는 레저상품 주문이 살아나야 한다. 이런 품목들의 온라인 구매가 감소했거나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아직 우리나라 경제의 모세혈관에 온기가 돌고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
민강인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