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국 선임 "정책결정과정 주도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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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국 선임 "정책결정과정 주도적 참여"
  • 박홍규
  • 승인 2019.09.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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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지난 16~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42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이사국으로 선임됐다고 2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밝혔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회는 ISO의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최고 의결기구로, 6개 상임 이사국(미 영 독 불 일 중)과 선거로 선출되는 임기 3년의 14개 비상임 이사국을 합친 20개 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이번 총회에서 이사국으로 선출됨에 따라 한국은 2020~22년까지 ISO 이사국으로 정책결정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회원국을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별 선거를 통해 이사국을 선출하는 ISO의 방침에 따라 우리나라가 속한 그룹2(7~21위 15개국)에서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2개 이사국 자리를 놓고 9개 국가가 경쟁했다. 정회원국의 추천과 ISO 공천심사위원회를 통과한 한국, 벨기에, 캐나다, 호주 4개국이 최종 후보로 선정돼 막판까지 치열한 득표 활동을 벌였다고.


유럽과 북미대륙의 연합, 남미 국가들의 결집 속에서 한국은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지역 국가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캐나다와 함께 극적으로 이사국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선거전에서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그 동안 강력한 신남방 정책 추진에 따른 아세안 국가들의 전폭적 지지가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ISO 이사국 진출은 우리나라가 그 동안 매년 70여건의 국제표준 제안, 200여명의 의장·간사·컨비너 수임 및 개도국표준체계보급지원사업(ISCP)을 통한 개도국의 표준화 활동 지원 등 꾸준히 국제표준화 활동을 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 간 양자회의, 아프리카지역표준화기구(ARSO)—국가기술표준원(KATS) 표준포럼 개최 등 지역표준화기구를 활용한 다자협력, 외교부를 통한 세계 각국의 지지 요청 등 활발한 선거 운동의 결실이기도 하다고 국가기술표준원은 밝혔다.


또, ISO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제품안전, 적합성평가, 무역기술장벽(TBT) 등 표준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후보국과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의 경험을 활용해 개도국과 선진국의 이해를 조정하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는 점을 선거전략에 활용한 것도 회원국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사직을 맡는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2012~2015년 주(駐) 제네바 대표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하며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한국 수석대표로 활동하는 등 TBT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SO 이사국 재진출을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표준화 무대에서의 높은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국제표준화 활동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우리나라는 총회 기간에 미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양자회의를 개최해 표준·인증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했다. 


인공지능 분야 선도 국가인 미국과는 국제표준화기구 인공지능(AI) 기술위원회(ISO/IEC JTC1/SC42) 내에 우리나라가 제안한 스터디그룹을 신설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주도국인 독일과는 표준화 협력채널인 ‘한-독 표준협력대화(S-Dialogue)’를 출범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11월에 첫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우선 협력과제로는 미래차(Future Mobility)와 스마트제조(Smart Manufacturing) 분야로 정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측과는 향후 기술규제로 인한 우리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용 연료 효율 시험소 구축사업과 승강기 등 시험인증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신남방 정책 기조에 맞춰 국제표준화기구 내에서 아세안 국가와의 표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6개국 표준화기구 대표와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한-아세안 간 표준 협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및 시험인프라 역량을 강화하는 등 협력 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했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국제표준화기구 이사국 선임을 통해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향후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ISO 이사국으로서 모든 회원국이 국제표준의 이익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전략 국가와의 표준 협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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