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점유율 급증에도 쓴웃음…한국 면세점 '외화내빈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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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점유율 급증에도 쓴웃음…한국 면세점 '외화내빈의 역설'
  • 조 휘광
  • 승인 2019.05.1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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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계시장 757억 달러 중 한국 172억달러
2017년 17.9%에서 22.7%로 점유율 늘었지만
보따리상 의존-양극화-시내면세점 추가 겹주름


▲ 16일 폐막된 TFWA 아·태 콘퍼런스에서 알랭 마잉그로 TFWA 회장이 세계 면세 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무디데이빗리포트 제공


세계 1위 한국 면세점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더 커져 22.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7.9%에서 4.8%포인트(p) 급증했다. 작년 한국 시장이 31% 성장하며 세계 성장률을 압도한 때문이지만 중국인 보따리상 위주로 왜곡된 시장구조에 기인한 것이라 허상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평가도 적잖다.

■ TFWA 아·태 콘퍼런스 "작년 세계시장 9.3% 성장"

16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에서 막을 내린 '세계면세협회(TFWA)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서 알랭 마잉그로 TFWA 회장은 지난해 세계 면세점 매출이 757억 달러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46%인 352억 달러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제너레이션리서치 잠정 집계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작년 172억 달러를 기록한 한국 면세 매출은 세계시장의 22.7%, 아·태 시장의 48.8%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비중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시장이 작년 9.3% 확대된 데 비해 한국시장은 31% 증가한 결과다.


▲ TFWA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 프레젠테이션 화면. 아·태 시장에서 향수·화장품 카테고리가 19.9% 성장해 182억원을 기록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 무디데이빗리포트 제공


■ 아·태 시장 향수·화장품 비중이 전체의 51.7%

콘퍼런스에서 마잉그로 회장은 "세계 매출 9.3% 증가는 아·태지역이 주도했다"고 밝히고 "현재의 발전 속도라면 향후 2년 안에 아시아 태평양이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면세 시장 증가 뿐 아니라 아·태지역 국제 인바운드 관광이 지난해 6% 성장해 세계 총 증가율 2.9%의 두 배 이상 증가한 데 근거한 전망이다.

제너레이션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품목별로 아태지역에서 향수와 화장품이 182억 달러로 19.9%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는 51.7%를 차지했다. 마잉그로 회장은 "그 다음으로 패션&액세서리가 4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성장률은 10.6%로 향수화장품의 절반에 그쳤다"고 말했다. 주류는 42억 달러로 패션과 비슷한 10.6% 성장을 기록했다.

■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정책도 화려한 외양만 본 것"

올해 1분기에도 한국면세 시장은 석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써가며 전년보다 27% 성장했다. 4월에도 2조원에 근접한 매출을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보따리상 위주로 왜곡된 시장구조에 기인한 위태로운 호조라는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뜯어보면 보따리상을 겨냥한 특판이 대부분이라 양극화가 심하고 특히 시내면세점은 속 빈 강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마디로 외화내빈에 불과하다"며 "최근 정부가 5개의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내주기로 한 것도 이처럼 화려한 외양만 보고 면세점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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