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입찰 관전기] 예상은 빗나가는 게 재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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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입찰 관전기] 예상은 빗나가는 게 재미 있다
  • 조 휘광
  • 승인 2018.05.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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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의 추측 깨고 업계 1위 롯데 탈락
새 강자의 탄생이냐 평준화냐 갈림길


▲ 신라와 신세계가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입찰 최종 경합자로 선정됐다. 이제 공은 인천공항 손을 떠나 정부의 최종 심사를 기다리게 됐다.


신라와 신세계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2개구역 입찰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인천공항공사가 31일 사업제안서와 입찰금액 평가를 거쳐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를 2개 구역 모두의 복수 사업자로 선정했다. 동의하진 않았지만 일각에서 신라와 롯데의 싸움이라 관측한 것에 비해 의외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신라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회자됐고 나머지 한자리가 누굴까에 촉각이 쏠렸다. 신라는 그런 입길에 오르는 것이 역효과로 작용하지 않을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일찌감치 해외 공항으로 눈을 돌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변이 없는 한 면세점 사업에 획기적 전기를 맞았다.


탈락한 롯데는 자타공인 국내 1위에다 세계랭킹 2위사업자다. 맨실력으로 따지자면 이 바닥에서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다. 이번 입찰 구역 반납 당사자고 반납서류에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시점이라는 '원죄'가 부담이었다. 인천공항공사가 과연 롯데를 낙점할까라는 의문도 항간에 돌았지만 지금은 '본질 외적인 고려'를 하기에는 정치적 위험이 큰 시대다. 오너 상황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약진의 신세계는 모터를 단 셈이다. 이미 개점 2년만에 3위 사업자가 됐다. 오너 경영자의 확고한 카리스마가 있다. 이번 입찰의 최종결과에 따라선 2위권 사업자로 도약도 가능하다. 최종적으로 한 곳만 되더라도 관문공항 내 3각 교두보를 완비한다. 이르면 7월 개장할 강남점과 함께 외연 확장의 상승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감점 리스크도 극복했다. 최소한 절반은 성공이다.


일각에서 약체로 평가되긴 했지만 두산의 탈락은 안타깝다. 은연중 막강한 실탄을 내비쳤고 오너 4세가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3강체제에 새바람을 몰아올 다크호스의 탄생을 기대했으나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두산은 "시내면세점 성장에 집중하면서 국내외 사이트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후일을 기약했다.


남은 것은 두 업체 중 하나가 싹쓸이해 판을 뒤바꿀 것이냐,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갖고 롯데와의 거리를 좁혀 본격적인 면세점 3국지를 쓸 것이냐다.


근래에 드러난 것처럼, 정치적인 고려를 한다면 나중에 화를 면하기 어려운 시대다. 사업자든 공사든 관세청이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한 업체로 몰아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그런 관측 자체가 원칙 외에 '제3의 요소'가 있을 수 있음을 함의하는 것이어서 모순된다.


관중석에 않은 자 입장에서 예상은 빗나가야 재미 있다. 재미는 반쯤 주는 한이 있어도 '고려사항' 없이 원칙대로 심사가 이뤄지면 속 편하고 뒤탈은 없다. 결승에 올라온 두 선수에게도 파이팅과 함께 페어플레이를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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