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면세점 입찰] 사업자 순위 정말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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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면세점 입찰] 사업자 순위 정말 바뀔까
  • 조 휘광
  • 승인 2018.04.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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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롯데 42% 신라 24% 신세계 13% 순
향배 따라 최대 7~8%P 점유율 변동 가능
롯데 축으로 한 1강체제엔 변화 가능성 높아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찰 결과에 따라 면세점 업계의 순위까지 뒤바뀌지 않을까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이 한국 전통문화 홍보 차원에서 면세점 구역에서 시연하고 있는 `왕가의 산책` 이벤트 모습.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2개 구역에 대한 입찰 결과에 따라 면세점 순위가 바뀔 수 있을까. 성급하지만 조심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2위 사업자인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 사드 사태 이후 고전하고 있는 1위 롯데와 자리바꿈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것이다.


지난 1월 관세청이 윤호중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가 6조598억원으로 41.9%를 점유해 1위 자리를 고수했고, 신라가 3조4490억원으로 23.9%를, 신세계가 1조8344억원으로 12.7%를 차지해 각각 2,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위 롯데는 2, 3위인 신라와 신세계를 합친 수치보다 앞선 매출과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안주할 수 없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간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는 데다 2, 3위 사업자의 약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52.3%, 2014년 50.8%, 2015년 51.5%로 국내 면세점 시장 과반을 유지해 왔으나 2016년 48.7%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41.9%까지 하락했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가파른 상승세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호텔신라 주가는 18일 10만원대 초반으로 1년 전보다 100% 이상 상승했다. 신세계도 최근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호조다. 두 회사 주가 호조에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한몫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분기 신세계의 면세점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79% 증가한 4462억원 선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롯데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사드 타격을 가장 크게 입었고 이번에 입찰에 들어간 인천공항 T1 사업권 철수뿐 아니라 롯데월드 사업권 앞날도 오리무중이다. 관세청이 특허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1조원 정도의 매출이 왔다갔다 할 것으로 전망한다. 작년 13조 안팎이었던 국내 면세점 시장의 7~8%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장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업계 순위가 확 바뀌지 않을 지는 몰라도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모두 따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시장 점유율이 단숨에 30% 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 게다가 롯데 점유율은 작년에만 6.8% 빠졌다. 올해라고 더 빠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상승세를 탄 신라와 고전하고 있는 롯데라는 최근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몰라도 내년에는 순위바뀜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입찰공고에서 사업권 반납 이력이 있으면 감점을 주기로 한 것도 변수다. 롯데와 신세계는 반납 이력이 있기 때문에 사업계획과 가격에서 특별한 장점을 부각시키지 않는다면 신라 쪽이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여기에 신세계도 무시할 수 없다.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올해는 인천공항 2터미널 영업이 본격화되고 강남점 개점도 앞두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 3조~4조원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구도 재편에 일종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패널티 받을 수 있다는 점 인지하고 있고 공고를 신중히 검토해 보겠지만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과 함께 "중복낙찰이 가능해져 다른 회사가 두 곳 모두 들어간다면 달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제 입찰공고가 난 상태로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 있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기존 대기업 면세점 시장이 롯데를 축으로 한 1강2약체제였다면 내년쯤에는 2강1약 또는 3강체제로 변화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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