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방한 관광·면세 ‘사드위기’...내국인 해외여행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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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방한 관광·면세 ‘사드위기’...내국인 해외여행에도 영향
  • 김선호
  • 승인 2017.03.27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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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매출 ‘절벽’...한숨만 깊어져
서울 명동·제주 연동 등 사라진 中
내국인해외여행 “중국말고 다른 곳”


한·중 간 한번도 사드배치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방한 관광·면세시장에 ‘한파’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내에선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방한 금지령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광지도에도 변화조짐이 생기고 있다. 방한 관광·면세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동남아·무슬림 소비자로 채우고자 하며, 내국인 또한 중국을 회피하고 인근 관광목적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사드한파’로 인한 타격은 면세점에 찾아왔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지며 소비절벽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중소·중견면세점의 경우는 매출의 90%가 감소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한국면세점협회는 관세청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주요 3개 정당 정책위에 건의서를 지난 21일에 최종 제출했다. 면세점 특허기간 10년 연장, 갱신제 재도입과 특허수수료 감면 및 면세한도 조정이 주요 내용이다.

D0327_002 사진=김선호 기자/ 중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서울 명동거리.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방한 관광지는 서울 명동과 제주 연동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쇼핑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모습이 사라진 상황이다. 브랜드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먼저 매출 타격이 시작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하며 공항면세점에선 매출 타격이 늦게 찾아왔으나, 이제 돌아갈 중국인 관광객조차 사라져 시내·공항면세점의 ‘큰 손’ 소비자가 없어진 셈이다”라고 전했다. ‘사드한파’를 예견했으나 관련 당국의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 사라진 중국인 관광객은 홍콩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매체는 한국에 분 ‘사드한파’로 인해 홍콩시장이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SouthChina Morning Post’는 “다수의 분석가들은 중국 본토 현지인들이 여행 계획을 재조정함에 따라 수개월동안 동남아시아와 홍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해당 전개는 중국 중산층이 홍콩으로 몰려가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부유층은 휴가기간 동안 명품 브랜드 제품 구매를 위해 유럽으로 향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다”고 지난 12일 보도하며 반사이익을 최대화할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내국인 해외여행객은 중국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중 간 갈등조짐이 대선으로 인해 중국발 경제보복의 가속화가 잠시 주춤하다는 전망도 있으나 중국 내의 ‘혐한’ 혹은 ‘반한’ 감정이 있는 만큼 중국행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한국인 여행가이드 최모 씨(32)는 한국면세뉴스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이 중국여행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남에 따라 대만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드’에 따른 관광동향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드’에 따른 국제 변수가 지속화될수록 해당 경향도 장기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2일에 ‘2017 한국 테마관광 설명회’를 개최해 중국, 일본의 개별관광객(FIT)을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15일엔 말레이시아, 22일 인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섰다. 27일 한국관광공사는 “무슬림 관광객 120만명 유치 계획을 통해 시장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은 K-뷰티 상품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면세점의 주요 화두다. 무슬림 관광객은 ‘포스트 중국’ 중 하나로 꼽히며 이들의 ‘큰 손’이 국내 면세점을 찾을 지가 관건이다. 면세시장 매출 중 절반 이상이 화장품 품목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관련해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작년 11월 ‘2016년 글로벌 화장품시장 동향 분석 세미나’를 통해 “할랄 화장품에 사용코자 하는 모든 성분은 제조 공정, ‘오리진’을 알 수 있는 서류와 기타 인증기관에서 요구하는 모든 서류와 ‘할랄 설문지’ 등을 제출, 인증 기관 테스트를 거친 제품만 허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동물 유래 성분이 함유되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방한 관광객 중 무슬림(Muslim)에겐 화장품 안내 시 위 사항을 안내해야 하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화장품 또한 제조 공정 및 성분에 유의해야 함”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복수의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업계 모두 한파를 체감하고 있다. 내국인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시장다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한계가 있다. 다만 이 기간을 통해 내실을 다져 다국적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을 찾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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