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韓에는 없고 中에는 있는 공항 ‘입국장면세점’
상태바
[르뽀] 韓에는 없고 中에는 있는 공항 ‘입국장면세점’
  • 김선호
  • 승인 2016.12.28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핑’ 편의 높이는 中 vs 입국장免 도입 '13년 불발된 韓
중국인 관광객 면세소비 자국으로 ‘유턴’...“시간이 문제”

중국 정부가 자국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면세정책에 있어서도 힘을 쏟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중국 내 19개 국제공항에 입국장면세점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쇼핑’을 자국으로 돌리기 위한 정책이다. 출국 시나 해외현지에서 면세품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중국인 관광객이 자국으로 돌아왔을 때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2013년 공항에 입국장면세점을 논의했으나 불발로 끝났으며 그 이후로도 도입은 요원해 보인다.

d1228_012 사진=김선호 기자/ 베이징국제공항 제3터미널 입국장면세점 전경.

‘13년 8월 당시 기획재정부는 “‘03년 이후 입국장면세점 설치를 위해 총 5차례의 관세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폐지됐다. 소비지과세원칙과 상충, 세관 단속기능 약화, 입국장 혼잡에 따른 불편 증가,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의 조기 정착에 부정적 영향 등 부작용이 크다”고 밝히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 추진하지 않을 계획임을 전했다. 그러나 중국을 시발점으로 일본도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엔진을 가동하고 있어 아시아 삼국(三國) 중 한국만이 입국장면세점이 없게 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자국을 떠날 때 찾는 ‘출국장면세점’ 뿐만 아니라 돌아왔을 때도 면세점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한 중국이 발 벗고 나섰다. 한국에는 아직 없는 입국장면세점이 중국에 생김에 따라 국내 면세점을 위협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입국장면세점은 면세쇼핑 편의 최정점인 셈이다.

d1228_013 사진=김선호 기자/ 베이징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

d1228_014 사진=김선호 기자/ 베이징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 내부 전경. 화장품, 향수, 담배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중국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일상면세점(日上·SUNRISE DUTY FREE)’이다. 베이징서우두국제공항 제3터미널에도 선라이즈면세점이 운영하는 입국장 면세점이 위치한다. 현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화장품·담배를 주로 구매하고 있었다. 특히 화장품보다는 중국산 담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중국 정부는 입국장면세점 신설과 함께 면세 구매한도 또한 5천 위안(약 94만원)에서 8천 위안으로 높이기도 했다. 해당 입국장면세점에는 다수의 해외 브랜드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랑콤, 에스티로더, 디올, 시세이도, 비오템 등의 매장이 확연히 눈에 띄었으며 담배 품목이 입구 쪽에 위치해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고 있었다. 무거운 짐으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휴대가 간편한 상품이 주요했다.

중국 내 출국장과 입국장면세점만을 비교했을 땐 가격이 동일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면세쇼핑을 즐기는 이들에겐 오히려 출국장보단 입국장면세점을 이용하는 데 편리함을 느낄 것으로 분석된다. 입·출국장 면세점을 ‘선라이즈면세점’ 기업이 동일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전체 매출 규모를 성장시키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 중 여성은 입국장면세점에서 해외에서 채 구매하지 못한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주력했으며, 남성 소비자는 담배를 손에 들고 계산대를 향했다. 면세점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출국장면세점에서 시간에 쫓기며 쇼핑할 필요가 없으며 해외에서 무거운 짐과 함께 휴대할 필요가 없어 ‘입국장면세점’이 소비자에게 환영받는 이유다.

중국인 외에 방중 외래관광객에게도 중국공항 입국장면세점은 편리함이 있다. 출발지 공항에서 시간이 쫓겨 구매하지 못한 제품을 중국 입국장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향수·담배 등 중국 현지에서 필요하거나 사용할 물건을 ‘면세’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내에선 해당 면세점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 비해 한국의 면세쇼핑의 편의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중국 공항의 입국장면세점을 비롯 시내면세점에 입국 후에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이 해외에서 자국으로 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관련해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의 지갑이 중국으로 유턴할 경우 국내 면세점 매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