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 CNSC가 만든 상하이면세점, 오픈부터 고객들로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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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기업 CNSC가 만든 상하이면세점, 오픈부터 고객들로 '인산인해'
  • 백진
  • 승인 2016.08.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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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이 아닌, 출국 후 이용하는 독특한 형태의 중국형 시내면세점
상하이 징안 중심상권에 약 1,000평 규모…100여개 브랜드 중 한국화장품은 ‘후’, ‘숨’만 입점
중국 정부, 국부유출 막고 자국 소비활성화 시키기 위한 전략

지난 8일 중국의 면세유통업체인 CNSC(China National Service Corporation)가 상하이 시내에 ‘상하이면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9일 상하이 징안에 위치한 상하이면세점이 3,300㎡(약 1,000평) 규모로, 2개 층에 걸쳐 약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 돼 운영된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1층은 에스티로더, 라메르, 맥, 엘리자베스아덴 등 유명 수입브랜드 향수와 화장품 및 시계, 의류 등을 판매하고, 2층엔 식품 및 유아동 전용상품, 소형가전 등 여러 잡화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차이나데일리/ 상하이면세점 오픈 전부터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선 사람들. 사진출처=차이나데일리/ 상하이면세점 오픈 전부터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선 사람들. CNSC는 중국 의약집단이 관리하는 국영기업 중 하나다. CNSC가 기존에 운영해오던 사후면세점은 베이징, 충칭, 하얼빈 및 중국 내 12개 지역에 분포돼 있다.

 

이번 CNSC 상하이면세점은 화장품 류를 제외하면, 백화점 진열방식을 닮은 국내 면세점과는 다르게 명품∙잡화 라인보다 수입 식품 카테고리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시내에 위치하지만 출국 전에는 이용할 수 없고, 해외에 나갔다 돌아온 후 6개월(180일)이 지나지 않은 중국인들에 한해 물건을 살 수 있는 점도 큰 특징으로 꼽힌다. 현지인을 위한 사후면세점(TAX FREE SHOP)과 유사한 개념으로 만들어진 면세점(DUTYFREE SHOP) 형태다. 때문에 가격은 일반 유통채널보다 저렴하고, 면세점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의 인기 쇼핑 품목인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LG생활건강의 ‘후(WHOO)’와 ‘숨(SU’EM37)’ 두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는 현재 입점하지 않았다. 또한 리더스, SNP, 잇츠스킨, LG생활건강 생활브랜드 , 클리오, 제이준, 클레어스 등 7개 브랜드가 들어가 있으며 향후 많은 한국브랜드들이 Korea Beauty Zone에 입점될 예정이다. 수입 브랜드인 랑콤, 입생로랑 등 로레알 계열도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사진출처=차이나데일리/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하이면세점. 사진출처=차이나데일리/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하이면세점. 파손우려가 있는 주류와 음료, 부피가 큰 밥솥, 전자기기나 장난감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매출과 인지도가 검증된 유통채널이 아니며, 혹여라도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입점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출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면 브랜드들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반응은 예상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데일리는 “8일 오픈 당일 영업시작 1시간 전부터 500여명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등 이용객이 넘쳤다”고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해외기업의 제품을 20~30%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출국 시 수령한 면세품을 가지고 돌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파손우려가 있는 주류와 음료, 부피가 큰 밥솥, 전자기기나 장난감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중국 현지의 분위기완 달리 국내 면세업계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한참 낮은 듯 보인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같은 시내면세점이라고 해도 백화점식 대형면세점인 국내 면세점들과 성격이 다르고, 가격경쟁력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짝퉁 제품에 대한 의심이 많은 중국인들의 특성상 중국면세점의 영향력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시각을 전했다.

그러나 CNSC의 이번 상하이면세점 오픈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자국 소비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입국장면세점 확대를 추진하고, 하이난면세점 구매한도를 2배로 높이는 등 국부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향후 국내 면세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 경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러한 중국의 자국소비 활성화 정책이 궁극적으로 국내 관광∙면세업계에도 위험요소로 작용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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