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에 문 연 제주관광공사 ‘제주면세점’, 콧대 높은 브랜드 간 ‘氣’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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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문에 문 연 제주관광공사 ‘제주면세점’, 콧대 높은 브랜드 간 ‘氣’ 싸움
  • 김선호
  • 승인 2016.05.3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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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vs LG생건, 에스티로더 vs 로레알
전국 면세점서 브랜드 유치 경쟁에 화장품 ‘기세등등’

JTO_002 사진=김선호 기자/ 제주 중문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제주면세점) 내 설화수 매장. 현재 LG생활건강 계열사 브랜드 매장이 오픈을 못했다.

지난 30일 제주 중문 롯데호텔에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인 ‘제주면세점’이 2차 프리오픈을 통해 패션·부티크 매장을 제외한 75%에 해당하는 면적을 채워 본 궤도에 진입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 유치를 비롯해 시내면세점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화장품 브랜드 간의 기(氣) 싸움 또한 치열해진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브랜드 매장은 좋은 위치를 선점한 반면 LG생활건강의 브랜드는 아직도 도면 및 매장 구성을 못했다. 또한 수입화장품 에스티로더 계열사는 문을 열었으나, 경쟁업체인 로레알그룹의 브랜드 매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과 로레알그룹의 브랜드 매장이 입점될 예정이다. 상품은 들어와 있으나 매장 구성 및 도면이 확정되지 않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가 글로벌 면세기업 DFS와 수입 브랜드 공급에 대한 제휴를 통해 브랜드 유치에 힘을 얻었음에도 콧대가 높아진 브랜드와의 협상력이 낮아진 것이다.

브랜드 파워는 곧 매장 면적·구성·위치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3대 명품 브랜드로 일컫는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 등이 그 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면세점에서도 ‘명품’ 브랜드는 입점에 있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가 시내면세점 매출 상위에 진입하자 ‘명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JTO_003 사진=김선호 기자/ '제주면세점' 내에 MCM, 코치 등 패션 브랜드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경쟁 브랜드 간 매장 면적·구성·위치를 두고 ‘기’ 싸움을 벌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중 한화 갤러리아면세점63 및 두산 두타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갤러리아면세점63 초기 GF층에 랑콤, 비오템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에스티로더 계열사 브랜드 매장은 오픈이 늦춰졌다. 두타면세점에선 LG생활건강 브랜드 매장이 대부분 오픈해 있으나, 아직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장은 공사 중에 있다.


경쟁업체의 매장이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하면 타업체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입점 의향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물론 유통업체로서는 매장 구성 및 도면 확정을 통해 매장 오픈을 해야 해 속내가 검게 타들어가는 것이다. 글로벌 면세기업 DFS의 후광으로도 쉽지 않은 것이다.

제주면세점 관계자는 “7~8월 중 화장품 브랜드 매장 구성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0월 중에는 그랜드 오픈을 통해 본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LG생활건강·로레알 계열사 브랜드뿐만 아니라 까르띠에, 버버리, MCM, 코치 등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반도 전역에서 면세점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점포·다업체로 진입한 국내 면세시장에 브랜드 업체 또한 고심 중이다. ‘잘 되는 면세점’엔 입점 의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나, 매출이 나오지 않는 면세점 매장은 인건비를 비롯한 매장 유지비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시장의 두 축인 서울과 제주 지역이 유통사와 브랜드 간 갈등이 심화되는 이유다.

JTO_004 사진=김선호 기자/ '제주면세점' 화장품 매장 전경.

제주관광공사 또한 DFS와 제휴를 하기 전 명품 브랜드 및 수입화장품을 자체적으로 유치하고자 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해 DFS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한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면세점은 수익금을 제주 관광 발전에 사용돼 면세산업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면세점 수익은 제주관광 발전과 주민복리 증진에 투입돼야 한다”며 “국내 면세시장이 경쟁으로 치닫고 있으나 제주 지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신라·한화·JDC와 협력해 상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TO_006 사진=김선호 기자/ 제주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오른쪽)와 제주관광공사 최갑열 사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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