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 3사가 무료배달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환호하지만, 점주들과 라이더들은 정률제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며 배달앱 '보이콧' 선언을 하기도 했다. 배달앱 시장이 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hy가 배달앱 노크를 출시하며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간 건전한 경쟁으로 인해 질 좋은 상품이 생산되고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친 경쟁에 따른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 21일 점주들과 라이더들은 배민의 자체배달 서비스 '배민배달' 보이콧에 나서며 집단 행동을 시작했다. 무료배달을 하는 배민배달로 주문이 쏠리면서 정률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배민은 '배민배달'(정률제)과 '가게배달'(정액제)을 운영중이다. 배민배달은 배민이 주문부터 배달까지 모두 책임지는 서비스다. 가게배달은 음식점주가 자체적으로 배달하거나 배달업체를 통해서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배달은 점주가 ‘배민1플러스’ 요금제에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 6.8% 중개 수수료에 배달비는 2500~3300원이 부과된다. 여기에 부가세까지 더해지면 점주들이 내야할 금액은 더 늘어난다. 다만, 배민의 수수료는 경쟁사인 쿠팡 9.8%, 요기요 12.5%에 비해 낮다.
이를 두고 배민은 업계 최저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는데, 배민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현재 점주들과 라이더들은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배민배달'은 끄고 '가게배달'을 켜놓았다.
배민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무료배달을 가게배달이 아니라 배민배달인 자체배달에 적용을 하다보니까 이 자체배달에 주문이 쏠릴 수 밖에 없다"며 "수수료는 주문이 많이 일어날수록 비용이 커지는 구조인데, 사장님들이 최근 수수료가 너무 늘어서 힘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사 수수료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데 우리만 두드려 맞고 있다"며 "이게 다 무료배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무료 배달을 선언했다. 이후 배민과 요기요 역시 무료배달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그간 점주와 소비자가 부담하던 배달비를 앱이 부담하게 된 셈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60%, 쿠팡이츠 20%, 요기요 16% 수준이다.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멤버십 제도 '요기패스'를 운영 중인 요기요,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제공하고 있는 쿠팡이츠와 달리 배민은 모든 소비자를 상대로 무료 배달을 운영 중이다.
한편, 배민은 최근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서 해외사업을 철수했다. 쿠팡과의 국내 시장 대결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배민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됐다"며 "배민이 업계 1위라는 이유로 타깃이 되고 있지 않나. 구독제를 운영하고 있는 타사와 달리 우리는 그냥 진행하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이게 지속가능한 싸움인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무료배달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들이 소비자 혜택으로 무료배달을 내세웠지만,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배달앱들이 지속해서 무료 경쟁을 펼칠 경우 점주는 이로 인한 수수료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음식값을 올릴 수 밖에 없게 되고,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더, 점주, 소비자 세가지 측면을 신경써야 되다보니 각자 입장이 다 달라서 균형점을 찾아야되는데 참 어렵다"고 했다.
박성재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