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늘어나는 면세점, ‘황금알을 낳는 거위’ 종식...글로벌 경쟁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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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늘어나는 면세점, ‘황금알을 낳는 거위’ 종식...글로벌 경쟁력이 관건
  • 김선호
  • 승인 2016.03.16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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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균 연구위원, “면세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 아니다”
세계 면세시장 ‘글로벌화’, ‘대형화’...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 키워야

K_0909 사진=김선호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 선임연구위원이 공청회에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6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청회를 개최, 최낙균 연구위원이 면세점 관련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면세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현행 제도로는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약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다”라며 “해외 각국의 면세점들이 글로벌화,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세계 주요국들은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며 면세점을 수출산업으로 보고 지원하는 만큼 국내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작년 국내 면세시장은 ‘특혜 시비’ 및 ‘독과점 논란’으로 뜨거웠다. 국내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선 제한된 정부 ‘특허’를 얻어야하는 시장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보호장벽이 있는 면세시장서 롯데·신라가 차지하는 합산 점유율이 약 80%에 달해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이 일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 점유율 및 경쟁력은 국내 기준이 아닌 국제 기준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다. 최 연구위원은 “세계 주요 10대 면세점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에서 2014년 기간 중 41.9%에서 49.9%로 증가했다. 스위스 면세점 듀프리는 대규모 M&A을 통해 뉘앙스그룹을 인수해 업계 1위로 올라섰으며, ‘15년엔 이탈리아 월드듀티프리(WDF)까지 인수했다”며 면세점 글로벌화, 대형화가 세계 면세시장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바잉파워’를 갖추고 명품 브랜드 유치 및 원가 인하에 힘을 얻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에 국한해 ‘독과점’을 논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으로 평가해야 된다는 것이다. 중국·태국은 각각 CDF그룹, 킹파워 국영 면세업체를 적극 지원하며 면세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형’ 시내면세점을 도입해 면세시장 규모를 넓혀가는 중이다. 세계 관광시장의 ‘큰 손’으로 여겨지는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정부의 방안인 것이다.

세계 면세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면세업체의 글로벌화, 대형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이번 공청회에선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전면에 내세워 진 것이다. 즉 시장진입 완화를 통해 업체 간 경쟁을 촉진, 생존력이 증명된 기업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위원은 글로벌 면세점 전문지 ‘무디리포트’의 ‘세계 주요 면세점기업 매출액 비중 추이’를 인용해 전세계 면세시장 규모가 2010년 49조7,400억원에서 2014년 66조8,613억원으로 약 34.4% 증가했다고 밝혔다. ‘14년 롯데면세점은 약 4조 4500억원 매출로 세계 면세점 3위에 올랐다. 세계 면세시장 매출 비중으로 보면 롯데면세점 비중은 약 6.7%다.

‘15년 국내 면세시장으로만 따지면 롯데면세점 51.5%, 신라면세점 28.1%로 비중이 높으나 글로벌 기준은 아닌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롯데·신라의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은 ‘13년 82.9%, ‘14년 81.3%에서 ‘15년엔 79.6%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면세산업의 장밋빛 미래는 보장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촉진 및 심화에 따라 경쟁력 있는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생존’ 자유시장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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